이승철 "안종범,'VIP' 뜻이라며 재단 설립 지시"

김태일 / 기사승인 : 2017-01-19 14: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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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하라고 해서 열심히 했다"
[데일리매거진=김태일 기자]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상근부회장이 미르재단 설립 추진에 대해 모두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61)씨와 안 전 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재단 설립 과정에 대해 상세히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안 전 수석에게서 300억원 규모의 문화, 체육 재단을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급하게 전화해서 '재단을 설립하려 하니 청와대 회의에 전경련 직원을 보내라'고 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미르재단 설립을 서두르게 된 게 중국 리커창 총리 방한 일정에 맞춰 MOU를 맺기 위함이었지만 실제 중국 재단과 MOU를 맺은 사실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 미르재단이 정확히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 곳인지 몰랐지만 청와대에서 하라고 해서 열심히 했다"고 했다.

이날 최 씨와 안 전 수석 재판에 앞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2회 공판준비기일도 진행됐다. 이 재판에서도 청와대의 기업 경영 개입을 뒷받침하는 주장이 이어졌다.

조 전 수석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한 혐의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조 전 수석측 대리인은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면 좋겠다'는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만나 이를 전달했다"며 "피고인은 고의는 없었으며 (박 대통령 지시의) 전달자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측은 "조 전 수석과 손 회장의 전화통화를 보면 조 전 수석이 염려하면서 조언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다"며 "조 전 수석이 먼저 대통령 뜻을 강조하면서 '큰일이 벌어질 수 있다' '너무 늦으면 난리난다' 등의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표현을 사용했다"고 지적하며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이를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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