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서 출마하면 선거운동에 심각한 어려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데일리매거진=소태영 기자] 내년 대선 출마를 시사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제3당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는 지난 16일 반 총장이 인터뷰에서 독자 신당 창당에 대해 "현 시점에서 극히 어려울 것"이라면서 "제3당 창당 움직임이 있다"고 밝혔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반 총장은 새누리당에 대해선 붕괴하거나 친박파와 비박파로 분당하기 직전이라면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운동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반 총장을 인터뷰한 콜럼 린치 포린폴리시 유엔 전문기자가 '제3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탓에 반 총장이 언급한 제3당이 개혁보수신당인지 혹은 제3지대론을 언급한 것인지는 미지수다.
반 총장은 또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많은 사람이 나에게 (대선 출마에 대해) 긍정적으로 고려해 나라를 위해 일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 행정부 교체기에 매우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고 있다"면서 자신이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해 나설 생각이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포린폴리시는 또 반 총장의 한 보좌관이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1000% 확신한다"고 말했으며 사실은 1년 이상 대선 출마를 위한 기초작업을 해왔다고도 밝혔다.
반 총장은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 이후인 20일 한국 특파원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10년간 유엔 총장을 역임하며 배우고 보고 느낀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을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며 대선 출마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 매체는 반 총장의 업적을 평가하기도 했다. 우선,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선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에서 합의를 이끌어낸 점은 높게 샀다.
유럽외교협회(ECFR)의 유엔 전문가 리처드 고완은 반 총장에 대해 "C급 총장으로 치부될 뻔했으나 기후협정 덕분에 B급 총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반 총장이 임기 내 성수자 인권을 위해 애쓴 점도 높게 평가됐다. 이 매체는 "반 총장은 국적과 관계없이 모든 유엔 직원들의 동성 결혼을 인정한 첫 유엔 수장"이라며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철폐하도록 세계의 보수적인 국가들에 촉구해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제분쟁에 대해선 반 총장의 부정적인 면들을 꼬집었다. "일부 관측통들은 시리아부터 우크라이나에 이르기까지 전쟁과 평화 문제들에서 대체로 명목상의 수장이거나 기껏해봐야 응원꾼이었을 뿐"이라며 "종종 세계 열강들의 결정을 지켜보는 국외자였다고 본다"며 혹평을 내놓았다.
또 "전례없이 많은 난민이 생겼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세계 곳곳에 테러를 퍼뜨리고 있다"며 "평화를 중재하기에는 카리스마가 부족했으며 영민하지도 못했고 창조성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예산과 관련해선 한국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반 총장에게 재량껏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 반 총장 본인이 애착을 가진 사업에 대해 정책 수행 비용, 유엔의 예산 범위를 넘어서 충당할 수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지난 가을 약 100만 달러(12억원)를 연말까지 반 총장의 여행 경비용으로 기탁했는데 반 총장은 이를 아이티의 콜레라 구호 프로그램용으로 별도 계좌에 넣도록 지시했다고 2명의 고위 유엔 관계자들이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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