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직자들이 취업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재정증권 등 국채와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 발행 잔액 합계는 1098조4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78조3000억원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발행 잔액은 국채 753조5000억원, 특수채 344조9000억원이다. 국채 발행 잔액은 올해 들어 65조7000억원 늘었고 특수채는 12조6000억원 증가했다.
두 채권의 발행 잔액이 지난 한 해 51조2천억원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4개월여만에 80조원 가까이 증가해 큰 격차를 보였다. 또 두 채권의 발행 잔액이 지난해 3월 28일(1001조1000억원) 처음 1000조원 선을 넘은 지 1년 2개월 만에 1100조원 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증가 속도 역시 가팔랐다. 24개월만에 100조원이나 늘어난 셈이다.
두 채권의 발행 잔액은 지난 2016년 2월 26일(900조9000억원) 900조원 선을 처음 넘은 이후 1000조원 선을 돌파하는 데 3년 1개월이 걸렸다. 채권 발행 잔액은 미래 세대가 나중에 갚아야 할 '나랏빚'이다.
나랏빚이 이처럼 급증한 중요 원인은 역시 정부의 복지 확장적 재정정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적자 국채 발행, 그리고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공급에 따른 특수채 발행이 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빚이 늘어날 전망만 있지 줄어들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고용 대책 등을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예고돼 있다.
국회는 3월 본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통과시켰는데 이 중 10조3000억원은 정부가 적자국채를 발행해 마련한 것이다. 또 지난달 30일 모든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14조3000억원(지방비 2조1000억원 포함) 규모의 2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정부는 이 중 3조4000억원을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기로 했다.모두 빚이다.
![]() |
▲출처=연합뉴스 |
갚아야 할 돈은 늘어나고 갚을 여력은 부족한 현실
올해 들어 이달 8일까지 국채 발행액은 8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조2000억원)보다 24조2000억원(37.1%) 늘었다. 반면 상환액은 2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2조5000억원)보다 1조2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잔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태다. 갚아야 할 돈이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이 양호한 편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이 2018년 기준 40.1% 이고 이는 미국(107%) 일본(224%) 영국(112%) 등과 비교할 때 양호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전문가들은 단순 비교는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이들 국가는 기축통화국으로 화폐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극히 작은 나라인 데다 발권력을 동원해고 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 경제에 휘둘릴 소지가 크고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입장이라 재정 건전성을 늘 유심히 살펴야 하며 결국 이 빚을 다음 세대가 갚아야 한다는 점에서 무담을 느끼며 재정을 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나랏빚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향후 국가 신용등급이나 저성장 시대에 대응할 여력이 줄어든다는 점에서는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