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납품업자에 '납품가 인하·광고비 강요'한 쿠팡에 과징금 21억8천500만원 부과

이재만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7 09: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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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은 쿠팡의 사업 규모에 비춰보면 미미
▲ 사진=쿠팡 본사 [제공/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납품업체에 횡포를 부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쿠팡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목표 마진을 달성 하기 위해 납품단가 인하나 광고비 부담 등을 요구해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시정명령과 과징금 21억8천5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공정위는 "온라인쇼핑 시장의 압도적인 1위 사업자인 쿠팡이 자신의 이익률 유지를 위해 납품업자의 희생을 강요"했다며 "직매입거래에 따른 위험과 비용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하고 자신의 이익 유지를 위해 납품업자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와 같은 불공정행위를 면밀히 감시하고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소회의 심의를 거쳐 쿠팡의 행위를 크게 4가지로 범주로 분류하고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2020년 1월∼2022년 10월 납품업자가 쿠팡에 보장해야 할 순수상품판매이익률(PPM) 목표치를 정하고, 실적이 목표에 미달하면 납품업자와 납품가격 인하를 협의하거나 납품가격을 인하하도록 요구했는데 이런 행위는 납품업자에게 불이익을 준 행위에 해당하며 정당한 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PPM 자체는 납품업자와 협의해 정했지만, 목표치가 단순한 가이드라인이 아니고 구속력 있는 지표로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쿠팡은 매출총이익률(GM)을 정하고 실적이 목표에 미달하는 경우 납품업자에게 광고비, 쿠팡체험단 프로그램수수료, 프리미엄 데이터 수수료 등(이하 광고비 등)을 부담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역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이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쿠팡은 목표치나 납품가 인하를 협의하는 과정, 광고비 등의 부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상품 발주를 중단 또는 축소하거나 이를 암시·예고하며 납품업자를 압박하기도 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소비자 체험 행사를 실시하겠다며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물건 중 사용되지 않은 상품 비용을 주지 않은 것도 제재 대상이 됐다.

쿠팡은 2020년 9월∼2024년 6월까지 6천743개의 납품업자와 3만4천514건의 쿠팡체험단 행사를 진행했는데 이 가운데 2천970개의 업체가 진행한 8천899건에서 체험단으로 선정된 이들이 실제 체험에 참여하지 않아 미소진된 상품(2만4천986개) 비용 약 5억3천700만원을 납품업자에게 주지 않았다.

납품 대금을 제때 주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쿠팡은 2021년 10월 21일∼2024년 6월 30일 이뤄진 2만5천715개 납품업자와의 50만8천752건의 직매입거래에서 상품대금 2천809억여원을 법정 기한을 넘겨 지급했다.

상품수령일(상품 인도일)로부터 60일이 되는 날까지 줘야 하지만 짧게는 1일에서부터 최대 233일까지 늦게 줬다. 

 

이에 따라 연리 15.5%의 지연이자로 8억5천여만원을 지급했어야 하지만 이 역시 주지 않았다.

공정위는 "유통업자가 상품 소유권을 가져와 판매가격 결정권과 높은 이익을 취하는 대가로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과 재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직매입거래의 본질"이라며 "쿠팡이 최저가 매칭에 따른 마진 감소 위험을 납품단가 인하나 광고비 등 요구를 통해 납품업자에게 전가한 행위가 직매입거래의 본질을 훼손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밝혔다.

과징금은 쿠팡의 사업 규모에 비춰보면 미미하다.

쿠팡의 매출액은 2022년에 25조7천685억원, 2023년 30조6천640억원, 2024년 36조1천276억원 수준이었다.

쿠팡이 자체브랜드(PB) 상품의 순위를 위로 끌어올리도록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보고 공정위가 2024년에 과징금 1천628억원을 부과한 적이 있는데 이번 과징금은 초라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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