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추미애, 양자 영수회담…국민의당·정의당 강력 반발

우태섭 / 기사승인 : 2016-11-14 14:07:51
  • -
  • +
  • 인쇄
민주당, 다른 야당에 사전 통보 없이 '양자 회담' 추진

추미애.JPG
▲사진=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매거진=우태섭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오늘 오후에 만나자"라며 정국 해법 마련을 위한 담판 성격의 '영수회담'을 전격 제안한 것으로 14일 알려진 가운데 민주당을 제외한 야권이 반발,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 문제를 놓고 형성된 '대치 정국'의 균열 가능성이 제기된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 관계자를 통해 한광옥 비서실장에게 양자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청와대가 논의 끝에 이를 수용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오전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박 대통령은 추미애 대표가 제안한 회담을 수용하기로 했으며 내일 열기로 하고 시간 등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청와대와 민주당은 장소 및 시간 등에 대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


일단, 민주당은 이번 회동을 통해 청와대에 민심을 허심탄회하게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한 만남이 필요하다고 보고 긴급 회담을 (청와대에) 요청했다"며 "박 대통령을 만나 모든 것을 열어놓고 허심탄회하게 민심을 전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밝혔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촛불민심에는 박 대통령의 거취도 포함된 것인지'라고 묻는 말에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양자 영수회담에서 박 대통령의 거취를 포함한 민심을 그대로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야3당이 대통령의 영수회담 제안을 거부키로 한 가운데 민주당이 사전에 아무런 논의도 없이 갑작스레 대통령과의 양자 영수회담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양자 영수회담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성난 100만 촛불 시민들의 요구를 잘 알고 있을 추미애 대표가 그런 제안을 한 것도, 또 그것을 덜컥 받은 박 대통령도 똑같다"고 지적하며 "추 대표의 진의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과연 국민의 염원을 알고 있는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이것을 덜컥 받은 것은 아직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호도해서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해보려고 하는 술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야3당은 이미 지난주 대표 회담을 통해서 12일 집회 후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는데, 우리당에 한 마디 상의도 통보도 없이 (양자 영수회담이) 이뤄졌다"며 "청와대와 추미애 대표의 이번 영수회담을 대단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야권을 균열하고 대통령의 임기를 살려가려는 (박 대통령의) 덫에 우리가 빠지고 있는 것"이라며 "(추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기다리고 있는데 밥을 갖다가 넣어준 것"이라 꼬집었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토요일(12일)에 보여준 민심이 원하는 게 그것인지 묻고 싶다"며 추미애 대표를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역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만 촛불 함성을 왜곡하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심 대표는 또 "민주당은 오락가락 행보로 큰 실망을 안겼다"며 "하야를 하야라고 부르지도 못하며 정국 혼란을 부추겼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국민은 대통령 임기를 보장하는 어떤 수습안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면서 "민주당의 수습책이 국민들의 뜻에 부합하는지 국민들은 의심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이어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 야당의 과제"라며 "(대통령이) 아무런 변화도 없는데 영수회담을 제안하는 문법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추 대표를 거듭 비판했다.


이 같은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반발에도 불구, 민주당은 영수회담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필요하다면 청와대와 순차회동을 하면 될 것"이라며 "과거에도 엄중한 시국에는 제1야당과 청와대가 양자 영수회담을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한 촛불민심을, 제1 야당으로서 책임감 갖고 전달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주요기사

+

핫이슈 기사

칼럼

+

스포츠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