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기자
[데일리매거진=김영훈 기자] "남자에게 정말 좋은데…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는 CF 카피 하나로 유명세를 자랑한 '천호식품'이 가짜 홍삼 농축액을 판매하다가 검찰에 적발돼 소비자들로부터 폭풍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천호식품의 오너 김영식 회장이 직접 출연해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키며 높은 매출을 끌어 올리고 소비자로부터 적지 않은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김 회장은 지난해 말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며 촛불집회에 참가한 국민들과 언론을 상대로 '좌파 최면에 걸린 대한민국'이라는 내용의 글과 동영상을 커뮤니티에 게시했다가 국민들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았다.
급기야 불매운동까지 확산되면서 김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지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했다.
싸늘한 국민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천호식품이 최근 '가짜 홍삼'을 유통하다가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가뜩이나 촛불집회를 좌파에 미친 대한민국이라며 비하했던 김영식 회장의 발언이 불매운동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짜 홍삼 논란까지 가세해 성난민심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로 전락했다.
가짜 홍삼에 대해서도 사과문과 해명글을 올렸지만 이미 추락한 민심을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천호식품의 비난이 거세지자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카페 회원들이 하나 둘씩 천호식품을 옹호하고 나섰다.
한 박사모 회원은 천호식품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이 보인다면서 "천호식품은 좌파에게 당한 케이스"며 구매운동을 제안했다. 또 다른 회원은 "홍삼농축액 공급업체의 문제라고 버젓히 나와 있는데도 편향적 언론들은 마치 천호식품이 직접 가짜 농축액을 제조해 유통시킨 양 범죄피의자를 교묘하게 바꿔치기한다"며 천호식품이 죄가 없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같이 천호식품을 옹호하는 글들은 천호식품을 애용하는 소비자들의 분노를 더욱 상기시키는 꼴이 된다. 애초에 천호식품의 사과 방식부터 문제였다. 천호식품은 "그 동안 모든 제품의 유효성분 함량을 철저하게 검사해 왔는데, 원료 공급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자신들의 잘못을 진정성 있게 사과한다기보다는 이번 사태 발생의 책임을 공급업체에게 돌리는 듯한 뉘앙스의 사과문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간 엄격한 성분 관리를 내세웠던 천호식품이지만 원료업체로부터 공급받은 가짜 홍삼제품을 자체 검사로 걸러내지 못하면서 제품 신뢰도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천호식품은 가짜 홍삼제품 외에도 지난 2015년 5월 천호식품은 원재료를 내츄럴엔도텍으로부터 공급받아 생산한 '황후백수오' 제품이 백수오 DNA가 전혀없는 '가짜 백수오'로 밝혀지면서 큰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또 내츄럴엔도텍 측이 천호식품에 납품하는 가공 전 백수오 원료를 수거해 시험 검사한 결과 안전성 확인이 어려운 '이엽우피소'가 검출돼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가짜 백수오 사태에 이어 가짜 홍삼제품으로 인해 건강기능식품 시장 전체가 위축되면서 천호식품 브랜드 가치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한때 김 회장은 로또 2등에 당첨돼 당첨금을 출산지원금으로 전액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우뚝 섰지만, 이제는 신뢰 받지 못한 기업인으로 전락해 앞으로의 그의 미래가 불투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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