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전분당 가격, 7년 '짬짜미'…대상, 사조 등 4개사에 역대 최대 7천476억 과징금

이재만 기자 / 기사승인 : 2026-07-08 08: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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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사조CPK·삼양사·CJ제일제당, 7년 5개월간 13차례 가격 담합
-공정위 담합 제재 사상 최대 규모, 독자적 가격 재결정' 등 고강도 시정명령
▲ 사진=남동일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분 및 전분당 가격담합 사건 심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 [제공/연합뉴스]

 

과자, 빵, 음료 등 식품은 물론 제지·철강 등 산업용 원재료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전분과 전분당 가격을 7년 넘게 담합한 4개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적발된 과징금 규모만 약 7천476억원으로, 공정위의 담합 제재 역사상 사상 최대 규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전분 및 전분당 생산업체인 대상㈜, (유)사조CPK,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4개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7천4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담합 과징금 역대 1위였던 밀가루 담합 사건(6천710억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4개사는 기업 간 거래(B2B) 전분 시장의 95.7%, 전분당 시장의 86.4%를 점유하는 독과점 사업자다.

이들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7년 5개월 동안 총 13차례에 걸쳐 전분·전분당 판매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합의하고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은 치밀하게 이뤄졌다.

주원료인 수입 옥수수 가격이 오를 때는 원가 상승분을 신속히 반영해 가격을 함께 올렸고, 반대로 가격이 내릴 때는 거래처의 인하 요구를 방어하며 인하 폭을 최소화하거나 시기를 늦췄다.

특히, 가격 변경 시 거래처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 가격 변경 근거(환율, 원료가 등)와 공문 발송 시기, 심지어 거래처에 제시할 품목별 목표 가격까지 구체적으로 입을 맞췄다.

수요처별 가격 협상 시에는 이른바 '품앗이 대응'에도 나섰다.

주관사가 실수요처에 합의된 목표 가격을 제시하면, 나머지 업체들이 그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부르며 거래처가 목표 가격을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압박했다.

이들은 상대방 회사를 찾아가 공문 내용이 제대로 작성됐는지 확인하고, 우체국까지 동행해 실제 발송 여부를 꼼꼼히 점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들 업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민 경제가 어려웠던 시기에도 부당 이득을 극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빵 [제공/연합뉴스]

정부가 물가 안정과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21년 4월부터 매년 200만t 내외의 가공용 옥수수에 할당관세(0%) 혜택을 줬지만, 업체들은 오히려 2022년 11월 전분당 가격을 담합 초기 대비 최대 73%나 급격히 올리기도 했다.

옥수수 가격 하락기에는 원가 하락 폭만큼 가격을 내리지 않아 영업 이익을 크게 부풀렸다.

공정위는 이들의 장기간 담합으로 관련 매출액이 6조 525억 원에 달했으며, 물가 상승의 부담이 결국 최종 소비자인 국민에게 전가됐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대규모 과징금 부과와 함께 법 위반 행위 금지 명령 및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렸다.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은 밀가루(2회), 인쇄용지 담합 제재에 이어 역대 네 번째다.

이에 따라 4개 업체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분당 제품 가격을 담합 전 수준으로 독자적으로 다시 정해야 하며, 향후 3년간 반기마다 가격 변경 내용을 공정위에 보고해야 한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검찰의 요청에 따라 제재 발표에 앞서 이들 4개 법인과 임직원들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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