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0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복지 등 의무 지출을 제외한 재량 지출은 일괄적으로 10% 축소를 하고, SOC(사회간접자본) 투자에서 추가로 10% 정도 지출을 축소하는 등 세출(歲出) 구조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SOC 투자도 예전 관 주도 개발 단계처럼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며 "지금은 민간 주도로 가니까…(세출을 줄일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질의 후 기자들과 복도에서 만나 "SOC 지출 감소는 현 정부에서 하는 SOC를 뜻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예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등 SOC 집중투자에 대해 에둘러서 비판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사석에서는 4대강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종종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복지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재정 건전성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증가'가 필요하며, 그 비중이 6:4 정도로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일반 가정에서 빚을 많이 지면 이를 줄이기 위해 먼저 지출부터 줄이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박재완 기재부장관도 "SOC 분야에서 불요불급(不要不急)한 도로라든지 이런 예산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또 튼튼한 재정을 만들기 위해 ▲비과세 감면 축소 ▲3~5년 주기로 가칭 '조세정책 기본계획' 수립 등을 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질의에 앞서 가져온 자료에 노란색 형광펜으로 줄을 쳐가며 검토를 했다. 점심시간에는 기재부 차관과 1급 공무원 등 실무자들과 식사를 하며 예산을 짜는 데 어려운 점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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