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9)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설이 나온 뒤 2일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 원장이 진행하는 대중 강연 ‘2011 청춘콘서트’가 열린 서울 서대문구청 대강당에는 7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방청객들은 기자들을 향해 “나가라, 나가라”를 연호하기도 했다. 그가 뉴스의 중심에 선 하루였다. 다음은 안 원장과의 일문일답.
- 출마를 고민 중인 배경은 뭔가.
“서울시장님과 서울시교육감님이 비슷한 시기에 문제에 관련된 부분이 보기 안타까웠다. 그러다보면 (출마는) 사회적 책임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고민 중 하나다. 여러 명 모인 데서 울분을 토하면서 했던 얘기 중 하나였다. 그 생각 이상의 진전은 없다.”
- 출마한다면 무소속인가.
“그것도 생각 정리가 전혀 안돼 있다.”
-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통합 야권 후보로 출마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다 포함해서 고민을 해봐야 한다.”
- 범야권 시민 후보 경선에 참여할 뜻은.
“전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어떤 식으로 생각할지 시간이 필요하다. 미처 고민하지 않은 상황에서 보도가 나가서 당혹스럽다.”
- 여야에서 영입 제안 들어온 것이 있나.
“직접 연락하신 분은 아무도 없다. 농담으로 제 이름 한 번 쓸 때마다 돈을 받아야겠다는 말 했다. 10년 전부터 계속된 일이다.”
- 정당들의 반응은 어떻게 생각하나.
“인터넷에서 보고 안 정도다. 왜 그렇게 과민반응하는지 이해 안됐다. 서울시장이란 자리가 어떤 정치적 목적으로 쓰일 자리는 아닌 거 같다. 대부분 그건 동의할 거라 본다.”
- ‘존경받는 인물로 남는 게 좋지 않냐’는 반응도 나온다.
“그래서 고민이다. 그래서 생각 정리가 필요하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내가 의미를 느낄 수 있고, 열정을 가지고 일을 열심히 할 수 있고, 정말로 인정받을 정도로 일을 잘하느냐다. 그런 부분은 검증 안돼서 고민이 필요하다.”
- 검증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
“의사 그만둘 때 6개월 고민했고 CEO 그만둘 때 1년 고민했다. 이번에는 모르겠다.”
- 어떤 점이 가장 걸리나.
“나다. 내가 그런 자격이 되느냐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니겠나. 자기 욕심 채우려 하는 건 아니다. 내가 평생 그렇게 살진 않았다. 한국 언론에 23년째 노출되는데, 지금까지 안 망가지고 한 말 안 뒤집고 살았다. 그걸로 증명된 거 같다. 결심 서면 내가 직접 말하면 된다. 내 마음이 정리 안되고 고민하는 중이다.”
- 주변에서는 뭐라고 하나.
“내가 50 대 50이 아니라 51이라도 기울면 의논하는데, 그런 상황 아니다. 가족들이 충격받았다. 보도가 앞서 나갔다.”
- 출마한다면 무조건 무소속 출마인가. 여야에 들어가는 것은 배제하고 있나.
“생각 정리가 필요한데 비판적인 입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일반론으로, 정치적인 목적으로 시정을 하면 안되는 것 같다.”
- 우리나라에선 시장이 정치를 하게 되는데 안 할 자신이 있는가.
“없다. 그래서 고민이다.”
- 서울시장은 정치인과 뭐가 다른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 (정치 참여를) 홀로 할 자신은 없다고 해왔는데.
“지난 10년간 꾸준히 기회가 많았는데도 거부할 의사를 계속 가졌던 이유가 한 사람이 바꿀 수 없다는 일종의 패배의식 같은 것 때문이었다. 혼자 들어가서 혼자 높은 자리에서 잘 대접받다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나오면 인생낭비다. 대통령이라면 한 사람이 크게 많이 바꿀 수 있는데, 그런 거 할 생각 없고. 시장이 혼자 바꿀 수 있는 게 많다.”
- (시장이 되면) 무엇부터 바꾸고 싶나.
“우리나라는 너무 전시행정적이고 하드웨어 내지는 너무 보이는 쪽으로만 고민한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IT 해킹 일어나거나 그럴 때 복구비용이 초기 투자보다 더 든다. 사람들이 눈앞에 보는 거 그만하고,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느끼지 못하지만 (사람들을) 편안히 할 수 있는 것들, (그것은) 영어로는 인프라일 수 있고 소프트웨어다. 서울시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전체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돼야 선진국이 된다. 맨날 산업시대 논리로 하드웨어만 자꾸 짜는 모습을 보니까 20~40대는 한심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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