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애플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스티브 잡스가 돌연 사임함으로써 세계 IT업계의 판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잡스는 창의력과 혁신, 카리스마적 경영능력 등으로 애플을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성장시킨 전설적 인물이다. 2001년에 `21세기 워크맨`으로 불리는 아이팟 출시를 통해 애플의 성장 기틀을 마련한 그는 혁신적인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2007년 `손 안의 PC`로 불리는 아이폰을 출시해 기존의 휴대폰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았으며 지난해에는 전자책과 TV,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패드를 전격 출시했다. 지금도 후속 모델을 계속 내놓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잡스의 강점은 특히 `선택과 집중`에 있다. 애플이 애당초 모든 것을 다 하려다 망할 뻔한 것을 거울 삼아 1997년 경영 복귀 후 사업 역량을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몇몇 제품군에 집중시켰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적절한 결합이 발군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밑거름이 된 것도 사실이다.
애플의 성공 비결은 물론 잡스 1인의 영웅적 능력에만 국한시킬 수 없다. 구글, MS, 삼성 등 라이벌들과 벌인 치열한 경쟁도 오늘의 애플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잡스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 경쟁사들에 일단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잡스 없는 애플`이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내놓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유럽에서 애플과 특허소송을 진행 중인 삼성에 상황이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우리가 반사이익을 계산하고 있을 때만은 결코 아니다. 잡스의 공백을 이용해 어떻게 우리의 IT 경쟁력을 세계 정상으로 올려놓을지에 대해 기업과 정부가 고민을 많이 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한국에서도 잡스와 같은 혁신적인 인물이 나올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함은 물론이다. 기업과 연구소가 기존의 관념과 틀을 깨고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며, 사회적으로 이공계 경시 풍토가 하루속히 없어져야 한다.
지난 25일, 지식경제부가 IT 수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과 회의를 했다고 한다. 이런 회의만 개최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