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김영훈 기자] 전국 곳곳에 숨쉬기마저 힘들 정도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해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미세먼지를 들이마시며 잿빛 하늘만큼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재앙수준의 미세먼지에 국민들으 패닉 상태에 빠졌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는 서울 88㎍/㎥, 부산 53㎍/㎥, 광주 68㎍/㎥, 대전 55㎍/㎥, 경기 66㎍/㎥, 강원 52㎍/㎥, 충북 67㎍/㎥, 제주 56㎍/㎥ 등 '나쁨'(51∼100㎍/㎥) 수준에 해당했다.
전날에 이어 오늘도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나타내자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3개 시ㆍ도는 공공부문 차량 2부제 등 비상저감조치에 들어갔다.
앞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란 중국발 미세먼지와 함께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지속적으로 심해지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으로 서울시에서 최초로 시행 중인 정책이다.
서울·경기는 전날 24시간 평균 PM-2.5 농도 99㎍/㎥, 102㎍/㎥를 기록해 2015년 관측 이래 역대 최악의 농도를 기록했다.
1급 발암물질 '초미세먼지' 공포에 떠는 시민들
겨울이 끝날 무렵 중국발 스모그와 함께 공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심혈관계, 호흡기계 환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사망률 또한 높아진다.
수도권에서만 미세먼지로 인해 연간 2만 여명의 조기사망과 80만 여명의 폐 관련 질환이 발생한다. 이를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무려 12조 3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 당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21명에서 24명으로 증가했다. WHO의 2004년 연구에 따르면 PM2.5가 10µg/m3 상승할 때 사망률이 0.9%,9 호흡기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1.3%,10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사 망률이 1.1% 증가했다.
▲사진제공/SBS
이는 단기간 노출에 대한 연구 결과로, 초미세먼지 노출이 짧을 때도 그 향이 심각함을 보여준다. 이를 입증하듯 2010년 세계질병부담(GBD)은 초미세먼지 때문에 2010년 한 해 세계적으로 320만 명 이 조기 사망했다고 밝혔다. 2012 2013년, WHO는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대기오염물질 중 현재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 미세먼지는 폐 조직에서 박테리아의 불활성화 혹은 제거 작용을 방해해 호흡기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심근경색, 뇌줄중, 심박동수 이상, 급사 등과 같은 심혈관계질환의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인체를 위협하는 위해성은 미세먼지보다 초미세먼지가 더 크다는 점이다. 치사율이나 장기노출에 의한 피해에 있어서는 초미세먼지가 더 위험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 때문에 국민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마스크 꼭 쓰고, 환기하고, 외출 자제하라는 것이 전부다.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자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재 '미세먼지 때문에 못 살겠습니다. 살려주세요', '미세먼지로 한국 시민들을 죽이고 있는 중국의 미세먼지에 대한 외교적 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주세요'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특히 마스크 무상 지원, 실외 공기 청정기 설치, 중국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 구체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민수 미세먼지 해결 시민본부 공동대표는 "사람 몸에 아픈 증상이 나타날 때 쉬거나 예방약을 먹는 것처럼 미세먼지가 대기에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 저감조치가 이뤄졌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그게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과 시민행동이 함께할 때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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