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오바마, 진주만 공습 추도 시설 방문…묵념·헌화
▲YTN
[데일리매거진=김광용 기자] 진주만'을 찾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임기 마지막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약 75년 만에 현장을 찾은 아베 총리의 입에서 사과의 메시지가 나올지에 여론의 관심이 쏠렸지만, 반성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언급하지 않아 실망감을 안겼다.
일본 NHK 등 복수매체는 28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를 방문한 아베 총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진주만 공습 희생자들을 추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아침 일찍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아베 총리는 일본군에 의한 진주만 공격으로 침몰한 전함 애리조나의 승무원들을 추모하는 '애리조나 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했다. 일본 총리 중 처음으로 애리조나 기념관을 찾은 아베 총리는 어두운 표정으로 희생자들을 위령했다.
이들은 진주만 공습 피해 현장이 고스란히 남은 몇몇 지역을 함께 살펴본 뒤,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군으로 참전한 일본인들을 초청해 이날의 소감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진주만 방문의 목적을 전쟁 희생자들을 추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던 만큼 이들에 대한 위령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나는 일본 총리로서이 땅에서 목숨을 잃은 영혼들, 전쟁이 빼앗은 모든 용사들과 전쟁에 희생된 무고한 생명들의 영혼에 애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전쟁의 참화가 다신 반복돼선 안된다는 입장도 분명히 내놨다. 일본은 다신 전쟁에 나서지 않겠다는 맹세도 덧붙였다. 그는 "전쟁의 참화가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부전의 맹세를 관철해 왔고 앞으로도 고수하겠다"며 "이 자리에서 미국 국민들과 세계 시민들에게 굳은 결의를 일본 총리로서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진주만 방문은 미일 동맹이 더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일 동맹은 전쟁에 대한 '화해'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강조했다. 반성에 언급은 없었다.
그는 "진주만에서 치열하게 전쟁을 펼친 일본과 미국은 역사에 드물 정도로 강하게 맺어진 동맹국이다. 세계의 어려움에 함께 맞서는 동맹이자 내일을 개척하는 희망의 동맹"이라며 "우리를 결부시킨 것은 관용의 마음이 빚어낸 화해의 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참화는 아직도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세계는 관용의 마음과 화해의 힘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증오를 지우고 우정과 신뢰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기를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을 가진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이 전쟁으로 인한 깊은 상처를 극복, 강력한 동맹 관계를 쌓은 사실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방문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는 화해의 힘과 미일 동맹의 힘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전후 이익과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아시아 태평양과 세계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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