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말름 서랍장' 한국內 리콜 거부 어디서 나온 배짱?

최여정 / 기사승인 : 2016-08-12 11: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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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직무유기로 볼 수 있다?" … "외국계 기업 봐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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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최여정 기자] 이케아 '말름 서랍장'의 국내 리콜 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아동 사망사고를 대거 일으켜 논란이 발생한지 벌써 40여일이 지났지만 '한국내 리콜 거부'라는 이케아의 배짱은 걷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케아는 말름서랍장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때문에 소비자 안전과 불만을 뒤로한 채 서랍장 안전 조사에만 매달리는 정부의 뒷북행정이 이케아의 배짱 영업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만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케아에서 판매되고 있는 말름 서랍장은 북미지역에서만 41건의 안전사고를 일으켰고 이 가운데 6명의 아동이 숨졌다.


미국소비자안전위원회는 서랍장에 어린이가 타고 오를 경우 서랍장이 앞으로 쓰러지면서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렸고, 즉시 말름 서랍장의 리콜을 결정했다. 북미지역에서 리콜된 제품은 말름서랍장외에도 사고 위험성이 높은 제품 2800만개에 달한다.


국내와는 달리 이케아 측은 북미에서 리콜을 실시하면서도 국내에서 판매된 말름 서랍장의 판매중지 또는 리콜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이케아에 리콜을 권고했고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이케아에 서랍장 판매중지를 요청했지만 이케아 측은 이를 묵살했다.


이케아 측이 이처럼 안하무인식 태도를 보이는 까닭은 북미와는 다른 안전규정 때문이다.


북미에서는 '빈 서랍 문을 다 열어 놓은 상태로 제품의 무게가 앞쪽으로 쏠리더라도 넘어지면 안된다' 등의 안전 규정이 명시돼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서랍장 안전 규정이 미흡한 상태다. 이케아 측의 리콜거부는 이같은 관련 규정 미흡을 악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관련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국내 규정을 잘 지킨 제품이라는 것이다.


최근에야 국가별 리콜 차별 논란이 거세지며 한국 소비자들의 비난이 폭주하자 이케아 측은 제품 환불 정책 및 벽고정 서비스 등을 내놨다. 사실상 소극적인 리콜을 통해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과 다름없다.


이 같은 이케아의 행태는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표원은 이케아에 대한 여론이 안좋아지자 미국재료시험협회 표준에 맞춰 서랍장 안전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뒤늦은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표원이 안전조사를 실시하는 동안에도 사고 위험성이 높은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팔려나가고 이로인한 안전 사고 발생 가능성은 높아져갈 뿐이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어린이 안전사고로 아이가 사망을 해야 관련 기관들이 정신을 차릴 지 모른다"며 "이케아가 한국 소비자들을 국제적 '호갱(호구고객)'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분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위험성이 있는 제품에 대한 리콜 조치를 정부차원에서 서두르지 않는다면 이 또한 직무유기로 볼 수 있다"며 "정부가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뒤 대책을 내놓는다는 계획이지만 이 또한 외국계 기업 봐주기로 비춰진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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