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만에 막 내린 홍준표 체제…사퇴까지 과정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12-09 17: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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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대표가 취임 5개월여만에 공식 사퇴했다.

홍 대표는 출범 초기 계파타파와 서민정책을 내세웠지만, 당직인선을 둘러싼 갈등으로 다른 최고위원들과 내홍을 겪으면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또 친서민 행보를 주도하는 과정에서는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원내대표단과 갈등을 빚으며 분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면서 촉발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후 홍준표 체제는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또 여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강행 처리로 인한 여론 악화로 비난을 받았고, 중앙선관위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이 터지면서 결정타를 맞았다

◇'이것이 홍준표 체제'…당 주도의 과감한 민생행보

홍 대표는 취임 이후 거의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이 외부일정을 소화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는 취임 한 달간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경제5단체장 등 정재계 인사를 만났을 뿐아니라 한국노총, 참여연대, 조계종 등 노동계와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까지 빼놓지 않았다.

이 같은 와중에 충남 논산 수해지역과 서울 수유 전통시장 등 현장 방문과 더불어, 한나라 포럼 강연과 관훈클럽 토론회, 각종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잇따른 구설수와 내부 견제로 '곤혹'

홍 대표의 이 같은 적극적인 대외행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솔직한 직설화법은 야당이 공격하기 좋은 '호재'가 됐다.

취임 직후부터 끊임없는 '막말'로 구설에 오른 것도 리더십 부재 논란의 한 요인이 됐다.

홍 대표는 지난 7월14일 취재를 위해 질문을 던진 모 여기자에게 "너 맞는 수가 있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이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공개 사과를 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당시 야당은 '양아치' '폭군'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홍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또 8월24일 치러진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대해 "주민투표는 사실상 승리"라고 평가해 논란이 됐다.

특히 10·26 재·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다"는 발언을 통해 구설수에 올랐다.

더욱이 10월31일에는 홍익대 인근 술집에서 대학생 30여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 이화여대 학생에 대해 '계집애'라는 등의 발언을 해 뭇매를 맞았다.

지난달 15일에는 출입기자들과 가진 만찬자리에서 ""친한 기자와 내기를 했는데 11월 안에 한미 FTA를 통과시키지 못하면 내가 100만원을 주기로 했다"며 "반대로 이달 내 통과시키면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 안경을 벗기고 '아구통'을 한 대 날리기로 했다"고 한 발언이 알려져 파장이 일기도 했다.

◇홍대표 사퇴 기자회견까지

유승민·남경필·원희룡 최고위원이 지난 7일 최고위원직을 전격 동반 사퇴하면서 사실상 모든 선출직 최고위원이 홍 대표에 반기를 들었다.

홍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재신임 카드'를 꺼내며 버티기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였다.

홍 대표는 8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4·11 총선에 대비한 총선기획단을 조기에 구성하고 당 쇄신을 위한 재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2월께 재창당을 한 뒤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곧 더 큰 당내 반발을 불러 왔다. 한나라당 소장파와 친박(박근혜)계 친이(이명박)계 대부분은 쇄신안을 비토하며, 최고위를 보이콧 하는 등 홍 대표에 대해 전방위로 퇴진압박을 가했다.

이에 더해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김장수 최고위원 등 최고위원회 구성원들이 회의 참석을 '보이콧'하면서 홍 대표 체제는 사실상 붕괴됐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갖고 "여러분 뜻을 끝까지 받들지 못하고 사퇴하는 것을 너그럽게 봐달라"며 "평당원으로 돌아가 한나라당과 대한민국 발전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사퇴의 변을 밝힌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없이 5분간에 기자회견을 마친 후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갔다.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이 "사퇴 결정의 계기가 무엇인가"라는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당 사무처 실·국장 등 직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인사를 나눈 다음 오후 5시30분께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자신과 가까운 의원 10여명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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