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물 새는 4대강 보, '문제없다'고만 할 것인가

박대웅 / 기사승인 : 2011-12-07 12: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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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행복을 위해 지금이라도 문제점을 보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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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보(洑)에서 물이 줄줄 새고 있다. 지난 5일 국토해양부 발표에 따르면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 공사 구간 16개 보 가운데 절반이 넘는 9개 보에서 물이 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상남도와 국토부가 사업권 회수 다툼을 벌이며 수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낙동강 구간은 8개 보 모두에서 누수 현상이 발견돼 졸속 시공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상주보의 경우 무려 34군데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확인된 누수는 물이 스며나와 살짝 비치는 정도로, 양을 측정하기 곤란한 수준이라며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상주보는 콘크리트 내구성 등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안심하고 있다. 세상에 물을 가두기도 전에 물이 새는데 별문제가 아니라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숱한 논란 끝에 4대강 사업은 이제 완공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우려됐던 졸속·부실 공사의 징후가 속속 발견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부실이 터져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말이다. 정부의 설명대로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내구성 약화는 결국 큰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우려는 괜한 소리가 아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4대강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그나마 4대강 준공을 내년 4월 이후로 미룬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준공까지 곳곳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할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독단의 4대강 보완만으로는 국민적 불신을 해소할 수 없다. 때문에 시민단체와 야당 등 폭넓은 계층이 참여해만 한다. 정부는 지난달 전국 16개 보에 대해 대대적인 개방행사를 가지며 '전시성 홍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내년 초 '4대강 자전거길 종주인증제' 도입 역시 근본적인 문제보다 겉치장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일부 자전거 동호인을 위한 4대강이 아닌 전국민을 위한 4대강이 되어야만 한다. 이번에 발견된 보 누수는 속전속결식의 무리한 공기 단축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부작용이다. 이런 부작용을 살피는 데도 시간이 모자라는 판에 전시행정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낫 놓고 기억자' 모르는 우매한 짓이다.

4대강 공사는 이제부터다. 이제부터라도 발견된 문제점을 보완하고 안전을 위한 만반의 대책을 강구해야만 4대강 사업 본연의 취지에 맞게 모두가 행복한 사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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