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수첩] 최악의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

박대웅 / 기사승인 : 2011-12-07 11: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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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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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한나라당이 역대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수도권 초·재선 의원 10명은 6일 긴급 모임을 갖고 당 해산과 재창당을 요구했다. 이들은 9일 정기국회가 끝나는 즉시 재창당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면 즉각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더욱이 유승민·남경필 최고위원 등은 7일 홍준표 대표의 상황인식이 안이하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또한 일부 의원들은 탈당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위기' 그 자체다.

한나라당의 최대 위기라면 단연 2003년 말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과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당 간판을 내리자는 목소리는 없었다. 때문에 지금의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당 쇄신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일이 벌어졌다. 바로 당 홍보기획본부장인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가 개입된 중앙선과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이 그것이다. 3·15부정선거 이후 최악의 선거스캔들로 꼽이는 이번 사건은 비록 아직까지 당 차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선거 스캔들 자체만으로 한나라당은 큰 타격을 입었다. 수사결과에 따라 민심이반의 속도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거듭되는 악재 속에 당 지도부는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는 현실은 더욱 암울하다. 지난 10·26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안팎에서 전면적인 쇄신 요구가 높았지만 홍준표 대표 체제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며 미봉책만 쏟아냈다.

여기에 당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박근혜 전 대표 또한 적극적인 쇄신보다 겉도는 행보로 지지자들은 물론 당 의원들에게 조차도 무기력한 모습으로 각인됐다. 호미로 막을 일을 서가래로도 못 막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부 총사퇴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린다.

여기에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한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이재오 의원, 박근혜 전 대표, 홍준표 대표를 현 상황을 책임질 '5인'으로 지목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는 정권 말에 으레 있는 내부 갈등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자상의 깊이가 너무나 깊고 심각하다.

정권 말기, 집권 여당의 위기는 국정 전반의 위기로 비화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나라당의 위기는 결코 두고만 볼 수 없는 일이다.

한나라당은 야권의 행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야권이 일찌감치 위기를 공감하고 단일화에 나서는 등 발빠른 행보에 나섰다. 그 결과 야권연대에 대한 지지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의 지지는 그들이 공감하는 그대로 위기다.

한나라당은 명심해야 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금빼지'만을 지키기 위해 밥 그릇을 다툼을 계속한다면 당명을 바꾸고 재창당을 한다고 한들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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