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북현대가 2009년 이후 2년 만에 정상에 올라 통산 2번째로 우승트로피를 들었다. 트레이드마크 '닥공(닥치는 대로 공격)축구'의 전성기다.
전북은 4일 오후 1시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결정전(2차전) 2차전에서 에닝요, 루이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2연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2009년 이후 2년 만에 전북을 또 정상에 올린 최강희 감독은 "정상에 선다는 것이 매우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2년 만에 정상에 섰는데 K리그에서 명문으로 도약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2009년 팀 창단 이후 첫 K리그 우승에 이어 2년 만에 또 정상에 오르면서 명실상부한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비록 결승에서 졌지만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도 올랐다.
최 감독은 "우승을 했지만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지도자, 선수, 팀 모두 큰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며 "나의 임무는 우리 선수들과 함께 내년 그리고 이후에도 전북이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올해 전북 축구의 키워드는 '닥공'이었다. 정규리그 30경기에서 67골을 터뜨려 경기당 2.23골을 기록, 역대 K리그 시즌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4골을 몰아쳤다. '닥공'이라는 별명은 2009년 전북의 매서운 공격력을 본 팬들이 지어준 것이다.
최 감독은 "2009년 팀이 강해지면서 이런 말이 나온 것 같다. 당시에 홈에서는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 반면, 원정에서는 변화를 줬는데 올 시즌에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했다. 공격적인 팀플레이를 하면서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경기를 한다고 했는데 좋은 마무리를 잘 한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북은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알 사드(카타르)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심기일전해 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 감독은 축 처진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최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위기에서 빛난 최 감독의 믿음과 리더십이다.
최 감독은 지난 9월 경남FC와의 25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개인 통산 100승째를 달성했다. 김정남(209승), 김호(207승), 차범근(157승), 고재욱(148승), 조광래(142승), 이회택(139승), 박종환(124승), 허정무(120승), 차경복(119승), 박성화(108승) 등에 이어 11번째다.
이들 가운데 한 팀에서 100승을 달성한 감독은 최 감독을 포함해 김정남, 김호, 차경복, 차범근 5명뿐이다. 전북의 이름표를 달고 팀은 명문으로, 자신은 명장으로 거듭났다.
최 감독은 "전북에 와서 많은 것을 이뤘다. 앞으로도 꾸준히 선두권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팀이 됐으면 한다. 지금보다 조금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이날 전북의 상징인 녹색과 짙은 남색이 반반씩 있는 줄무늬 넥타이를 맸다. 2009년 우승 당시 전북의 한 팬이 선물한 것이다.
최 감독은 "(2009년에)한 팬이 가슴에 별 하나(우승횟수를 의미)는 외로워 보인다. 2개를 꼭 달아달라는 의미로 주셨는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고 왔다. 따로 고마움을 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6위로 힘든 여정을 거친 울산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최 감독은 "또 다른 승자는 울산이다.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 5경기를 치렀는데 굉장히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다. 김호곤 감독과 울산 구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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