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IN] LG, '신연봉제'로 무엇을 얻었나?

장병문 / 기사승인 : 2011-11-23 12: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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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봉제 이후 시즌 6위…주축 선수 협상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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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장병문 기자] 올해 LG 트윈스는 선수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주축 선수들을 붙잡지 못했다. 내년 시즌이 더욱 불안해진 LG다. LG가 지난해부터 실시한신연봉제가 과연 효과적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LG는 자유계약선수(FA) 조인성, 이택근, 송신영, 이성렬 등 4명의 선수들 가운데 이성렬을 제외한 3명의 선수들을 타 구단에 빼앗겼다. 팀의 핵심 선수였다는 점에서 팬들은 충격에 빠져있다.

이택근은 그나마 풍부한 외야자원이기 때문에 이해될 수 있지만 조인성과 송신영은 마땅한 대체자원이 없다. 하지만 LG는 신영봉제를 올해도 적용하면서 선수들과 멀어지고 말았다.

LG의 신연봉제는 서열 없이 성과와 성적 위주로 짜여진 연봉표다. 이전까지 선수에 대한 고과는 200여 가자 구체적인 기준에 따른 구단내부평가로 이뤄졌다. 하지만 신연봉제는 선수고과가 '내부고과(50%)+외부고과(50%)+내부평가(±10%)'로 이뤄진다. 외부고과는 승리공헌도를 가지고 산정된다. 승리공헌도 하나가 한 선수의 연봉 50%를 좌우한다는 맹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는 불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신연봉제에서는 세이브나 홀드, 적은 이닝을 감안한 조정치가 명확하지 않아 불펜투수들이 선발투수들보다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불펜 때문에 어려운 시즌을 보낸 LG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또 타자들에도 문제가 있다. 타자들은 득점 생산 능력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안타를 때려내도 득점하지 못하면 가치가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 추가 진루, 팀배팅, 작전 수행 등도 고려되지 않는다. 득점을 위한 세세한 부분들을 살펴보지 않고 득점 여부만 가지고 평가하기 때문에 결국 개인성적 위주로 플레이 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LG는 올해 주자 3루에서 가장 득점력이 떨어졌다.

부상은 신연봉제에서 가장 피해야 할 적이다. 지난해 삭감률 90%를 기록한 박명환이 그렇다. 이 때문에 팀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 전력을 다해 부상을 입으면 선수가 손해다. 그렇다고 최선을 다하고 부상을 입어도 손해다. 인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LG 선수들에게 자기 희생적은 플레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연봉제는 선수가 지닌 모든 능력과 가치를 볼 수 없다. 이런 기준으로 선수를 평가했기 때문에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 테이블이 틀어질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LG의 신연봉제로 인한 올 시즌 성적을 살펴봐도 실패로 느껴진다. LG는 올 시즌 개막전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다. 신연봉제로 선수들의 연봉을 후려쳤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1위까지 치솟으면서 선수들의 지옥 훈련이 성과를 보는 듯 했다. 하지만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주전선수들의 줄부상, 체력저하로 이어지면서 한화와 함께 공동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신연봉제로 선수들을 분발시키기 보다는 큰 부담이 됐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난해 FA 박용택은 총액 34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겉보기에는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보이지만 보장금액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5억 5000만원이다. 옵션이 많았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발목을 잡아 박용택은 팀이 필요한 순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9년 연속 포스트진출에 실패한 LG의 최근 스토브리그 행보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단 한 시즌 실시됐지만 잘 못된 부분을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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