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유럽에서만 팔던 i40 왜건을 국내에 출시했다. 나중에 세단도 출시할 예정이다. 시승 첫 느낌은 최근 나온 현대차중 고속 안정성이 가장 뛰어나고 핸들링도 만족스러웠다.
연비도 13.1㎞/ℓ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코너 구간에서 차체가 약간 흔들리지만 이를 브레이크가 잡아주기 때문에 상보적이다. 현대차의 자동차 만드는 실력이 조립품질을 지나 유럽을 공략하며 트랜스미션까지 물이 올랐음을 알 수 있었다.
i40의 외관은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 유연한 역동성)를 이어받았다. 난(蘭)의 모습에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빌려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차체를 화선지 삼아 난을 쳤다는 말이다. 그나마 쏘나타보다 선들을 줄여 단순미를 살렸다. 하지만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차체는 왜건인데 쏘나타보다 작다. 전장×전폭×전고가 4815×1815×1470㎜, 휠베이스 2770㎜다. 쏘나타(4820×1835×1470㎜, 2795㎜)와 비교하면 전고만 같고 나머지는 조금 작다.
윈도우 프레임에 크롬을 입히고 피아노 블랙 트림을 더해 쏘나타보다 고급 모델임을 강조했다. 4기통이면서도 듀얼 머플러를 적용해 고급스런 이미지를 더했다.
앞은 두 개의 가로형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이 조화를 이뤄 유럽 스타일의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헤드램프는 독수리눈을 본뜬 '이글아이' 콘셉트를 적용해 쏘아보는 것 같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LED 주간 전조등은 시동을 걸면 언제나 켜지기 때문에 교통사고 예방 효과가 있다.
옆은 전고후저의 루프라인과 위로 솟구치는 듯한 벨트라인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프론트 휠 아치 상단부터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사이드 캐릭터라인은 역동적 분위기를 낸다.
17인치 알루미늄 휠과 18인치 하이퍼 실버 휠은 짧은 프론트 오버항(앞 범퍼부터 앞바퀴 축간 거리)과 긴 휠베이스(축거)와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 돼 있다.
뒤는 볼륨감과 섬세한 부분 요소들이 조화를 이뤄 i40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날렵한 리어 스포일러는 i40의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가운데 크롬 리어 가니쉬는 i40의 후면 디자인 요소들을 시각적으로 연결해 준다. LED 리어 콤비램프에는 날개 형태의 LED 라이트 가이드를 적용했다.
실내는 외관보다 더 멋을 부렸다. 눈에 띄는 것은 대시보드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날개를 펼친 듯 대칭 디자인을 적용했다. 전면부가 꽉 들어찬 모습이다. 실제보다 넓어 보인다.
계기판은 블루(Blue) 색상의 조명을 적용해 고급스럽다. 변속기 레버, 인사이드 도어핸들, 센터콘솔 노브 등 주요 부분에 크롬 내장재를 써 고급화했다. 독일 고급차 같은 느낌이다.
차 문을 여닫을 때 쓰는 인사이드 핸들 부분에 기존 잠금장치 대신 도어 핸들을 두 번 젖히면 문이 열리는 '2모션 도어 인사이드 핸들'을 적용했다. 센터콘솔도 직사각형이 아닌 비대칭이다.
내비게이션이 적용된 모니터는 화질이나 글자크기가 적당해 눈에 잘 들어온다. 모니터 아래 공조장치 버튼도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센터페시아 전면에 SD 카드 슬롯을 둔 것은 유럽 현지 상황에 맞춘 듯하다.
적재공간은 중형차답게 넓다. 뒷좌석에 6대4 폴딩 기능을 적용해 적재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일반 중형 세단보다 3배 이상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엔진은 두 가지다. 가솔린 2.0 GDI와 디젤 1.7 VGT. 시승차는 가솔린 2.0 GDI다.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토크 21.6㎏·m다. 연비는 동급 최고 수준인 13.1㎞/ℓ다. 디젤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3.0㎏·m에 연비가 무려 18.0㎞/ℓ나 된다. 두 모델 모두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또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액티브 에코 모드 ▲스포츠 모드(가솔린 모델) ▲일반 주행모드 등 3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기존 유압식 파워스티어링 대신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을 적용했고 노면 상태에 따라 댐퍼의 감쇠력 특성을 최적화해 승차감과 조종 안정성을 향상시킨 진폭 감응형 댐퍼(ASD)를 적용했다. 소음 개선을 위해 대쉬부, 엔진룸 부위 등에 흡음재를 추가했다. 윈드 실드 차음 유리도 장착했다.
덕분에 시승하면서 정숙성에는 만족했다. 자동차의 기본인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능력도 충분하다. 가속할 때 들리는 엔진음도 이전과 달리 듣기 좋을 만큼 낮게 깔린다. 고속도로에서 최고 170㎞/h까지 달렸는데, 토크가 좋아 치고나가는 힘이 탁월하다.
다만 가벼운 스티어링 휠이 문제다. 저속에서는 편하지만 고속에서는 가벼움이 오히려 운전을 불안하게 한다. 미세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브레이크는 현대 차인가 싶을 만큼 만족스럽다. 고속에서 제동해 보면 브레이크 성능을 쉽게 알 수 있는데, i40는 좌우 밸런스가 약간 흔들리는 감이 있지만 무난하다. 지금까지 내놓은 차들 중 브레이크는 제일 만족스러웠다.
안전사양으로는 동급 최초 무릎 에어백이 포함된 7에어백을 기본 장착했다. 보행자의 상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후드 안에 멀티콘 구조를 적용해 충격에너지를 분산시키도록 했다.
급제동, 급선회 등 운전자가 차량을 제어하기 힘든 상황에서 전자제어장치(ECU)와 엔진 및 차량 바퀴의 제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차체 자세 제어 장치(VDCl), 새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도 갖췄다.
또 타이어 공기압 경보 장치(TPMS),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과 코너링 램프, LED 주간 전조등,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SPAS)이 적용됐다.
차값은 ▲가솔린 2.0 모델 2835만~3075만원 ▲디젤 1.7 모델 2775만~3005만원이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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