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장병문 기자] SK 와이번스 벌떼 마운드의 핵심 정대현이 결국 팀을 떠나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정대현은 17일 SK와 FA협상에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혔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관심을 보인 메이저리그 구단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미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또 일찌감치 에이전트를 지정하며 해외 진출을 타진해 왔기 때문에 조만간 수면 위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대현이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서도 통할까. 이 같은 의문은 앞서 정대현이 국제무대에서 증명해 보였다. 경희대 재학 시절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참가해 미국전에만 두 차례 등판했다. 예선에서 7이닝 무실점, 준결승전에는 6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또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제2회 WBC에서 수준급 피칭으로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요리했다.
언더핸드 투수는 어느 리그에서든지 희소성을 가진다.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활약했던 김병현은 '핵잠수함'으로 불리면서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당시 애리조나의 선발 랜디 존슨이 2m의 키에서 내리 꽂는 강속구로 상대 타자들를 윽박질렀고 이후 김병현이 마무리로 나와 아래서 위로 솟구쳐 오르는 듯한 공으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정대현은 김병현보다 더 내려오는 언더핸드스로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게 점쳐지고 있다.
빠른 볼에 익숙한 메이저리그 타자에게 정대현은 더욱 위력적일 수 있다. 정대현의 직구 구속은 130km 중반에 그친다. 하지만 주무기가 아니다. 정대현은 위력적인 싱커와 커브를 장착하고 있다. 단조로울 수 있지만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정상급 마무리가 됐다.
그의 싱커는 120∼135km/h로 구속 차가 크며 떨어지는 각도도 날카롭다. 공이 느리지만 꺾이는 속도가 빨라 타자들이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커브는 싱커보다 약 10km/h 정도 느리게 온다. 싱커처럼 오는 듯하지만 떨어지지 않고 떠오르기 때문에 공략하기 쉽지 않다.
정대현이 해외로 진출한다면 마무리보다는 중간계투 임무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정대현의 컨디션이 정상이라면 1~2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아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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