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44)를 '거칠고 투박한 배우'라고 생각한다면, 선입견이요 지레짐작일 뿐이다. 운동선수 출신 배우라 카리스마가 넘치고 무서울 것만 같지만,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전날 3시간 밖에 못 잔 데다 거듭되는 인터뷰 스케줄을 소화한 저녁 7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진심이 담긴 태도는 그대로이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영화 '완벽한 파트너'에서 김영호는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지만 슬럼프에 빠진 '준석'을 연기했다. 전라 노출신은 물론 시나리오작가 지망생 '연희' 윤채이(27)와 강도 높은 베드신까지 선보였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하는 편이다. 특히 착한 사람들과 여자들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워진다"는 김영호는 이번 정사신에서도 윤채이를 극진히 챙겼다.
"베드신은 남자가 더 어렵다. 사람들은 벗는 여자가 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김산호와 김혜선의 베드신만 하더라도 행위를 한 것은 모두 김산호다. 여자는 얼굴과 소리로 모든 것을 말하지만 남자는 그 이상의 것을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는 여자한테 모든 포커스가 쏠리는 것 같다."
"베드신을 찍을 때 내가 터치를 하면 음흉한 남자가 되지만 상대배우가 날 만지면 이해해야 한다. 나도 싫은 부분이 있는데 말할 수 없다. 남자는 뭐든지 불편하고 할 수 있는 수위가 없다. 그래서 난 촬영 전에 여배우에게 슬며시 물어본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영호의 말을 빌리면, 남녀의 노출신에서 남자는 이불이 된다. "컷 소리가 나면 빨리 여배우를 가려줘야 하고 또 묶여 있어야 한다. 또 베드신은 액션처럼 언어가 기준이 아니라 몸이 기준이라 촬영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액션신처럼 연습할 수 있는 상대는 없다. 적절한 수준의 앵글과 동작을 연습한 후 몸으로 부딪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남녀의 조합이면 기분 좋은 반응이 나야한다. 하지만 카메라가 들이대는데 누가 좋겠는가? 땀은 땀대로 나고 여배우가 무겁다고 하면 나도 창피하다. 내가 한 것도 없는데 결국 미안하다고 사과할 일도 생긴다. 남자배우들의 고충은 그렇다"고 털어놨다.
벗고 나오는 장면이 많다보니 체중도 줄였다. 108㎏에서 무려 18㎏이나 뺐다. "원래 배가 안 나오고 근육량이 많은 편이다. 엉덩이도 크고 허벅지도 굵다. 하지만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했다. 방울토마토와 닭가슴살만 먹었다."
김영호는 "자제력은 정말 최강이다. 주위에서 독하다고들 말한다. 영화에서 몸을 보여주기 위해 굶을 때도 일부러 사람들이 저녁 먹는 자리에 참석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안 먹는다. 촬영 이틀 전부터는 물도 안 먹었다. 그러면 근육이 딱 붙는다. 살을 빼다보면 예민해지지만 난 그것마저 독하기 때문에 다 누르는 편이었다"는 비법도 전했다. 정신일도 하사불성, 멘털 다이어트가 따로 없다.
"내가 감량을 해서 이슈가 되는 바람에 산호 몸이 없어져서 미안하다. 김산호는 몸도 좋고 참 바른 친구다. 가르쳐 주지 않아도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친구다. 예쁘게 봐달라." 마무리는 역시 타인에 대한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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