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라디오 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나라당 대표 홍준표입니다. 오늘도 출근길에 참 고생 많으십니다.
최근에 인터넷과 SNS에서 떠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허무맹랑한 괴담들이 많습니다.
한·미 FTA가 체결이 되면 맹장수술비가 900만원이나 되고 위 내시경은 100만원이나 된다. 국민건강보험이 없어지고 의료비가 급등한다. 볼리비아처럼 물 값이 폭등해 빗물을 받아써야 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괴담들입니다.
의료분야는 개방대상에서 제외될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은 한·미 FTA 적용대상도 아닙니다. 또 볼리비아는 미국과 FTA를 맺은 적이 없습니다. 아울러 수도 등 공공분야는 개방 대상 자체가 아닙니다.
또 총기 소지가 자유스러워진다. 이런 괴담도 떠돌고 있습니다.
총기는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사안으로 수입이 안 되는 것입니다. 2008년에도 광우병 촛불 사태 때 얼마나 많은 허무맹랑한 괴담들이 유포가 되었습니까.
이제 한미 FTA 비준 처리는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됩니다. 한·미 FTA는 대한민국 국익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미 의회는 지난 13일 한미 FTA 이행법안을 최종 처리 했습니다. 한·미 FTA에 대한 찬성 여론도 60~70%로 현재 압도적입니다.
한나라당은 최근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한·미 FTA 비준안을 국익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당당하게 처리를 하고자 합니다.
한나라당은 대화와 타협의 의회 민주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지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 야당과 대화를 통해서 통상절차법을 합의 통과시켰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보완대책을 99% 다 수용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지난 31일 새벽에 황우여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여야 합의서에 정식으로 서명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야당 의원들이 여야 합의서에 반발하며, '떼법'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여야 원내대표가 함께 서명한 합의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합의 내용을 뒤집는 것이야 말로 '비상식' 중에 '비상식'입니다.
현재 민주당이 반대 명분으로 내세우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 즉 ISD의 경우에는 1967년도부터 외국과 투자협정을 맺을 때 거의 다 넣었던 조항입니다. 67년부터 우리는 외국과 84건의 투자협정을 맺었는데 그 중 81건이 들어갔습니다.
한·EU FTA에 ISD조항이 필요 없었던 이유는 한국은 그간에 유럽 각국과 투자보장협정을 이미 했기 때문에 ISD 조항이 필요 없었던 것입니다.
현재 세계 147개국이 ISD를 채택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우리나라도 이미 40년 전에 이 시스템을 받아들였습니다.
결국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 규범과 상식에 입각해서 보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터무니없는 주장과 거짓 선동으로 국민을 현혹시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입니다.
최근, 민주당 손학규 대표께서 한·미 FTA를 국민투표에 회부하자고 했는데, 한·미 FTA는 헌법상 국민투표 사안이 아닙니다.
우리 헌법 72조를 보면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명기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 FTA는 국가 안위에 대한 중요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투표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한·미 FTA는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추진한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께서 추진한 한·미 FTA를 국회에서 비준한 것 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국익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반미주의 이념에서 접근해서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사실 한·미 FTA와 한·EU FTA는 별로 다른 점이 없습니다. 결국 국익을 외면한 채 반미적, 이념적 관점에서만 반대하고 있는 것은 저는 잘못 되었다고 봅니다.
또 민주당의 한·미 FTA 비준 반대는 정략적인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봅니다. 말하자면 2004년 탄핵 정국과 같은 극한 상황을 연출하고, 자신들은 12월 전당대회를 통해서 '몸세탁'을 한 후에 총선에 임하겠다는 '국민 기만' 전략에 불과하다고 할 것입니다.
국익이 달린 문제를 총선용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잘못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제 한국은 대외 무역의존도가 87.9%에 이를 정도로 무역 강국이 되었습니다. 세계 1위의 기술력을 가진 한국제품이 127개 분야에 이르고, 세계 5위 이내 기술력 가진 우리나라 제품은 475개 분야에 이르기 때문에 기술 강국으로서 성장한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의 어느 나라와 교역을 해도 밑질 것이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총선용, 말하자면 한나라당에게 단독 처리의 명분을 주어서 몸으로 막는 탄핵과 같은 양태로 FTA를 접근하지 마시고 이미 합의한대로 국회 표결절차에 임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10·26 재보선 이후, 당 개혁과 쇄신을 위해 당 안팎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쇄신과 개혁을 해야 한다는 그 명제는 한 번도 잊어버린 적 없습니다.
의견 하나하나에 대해 용수철처럼 반응하지 않고, 당 대표로서 스펀지처럼 받아들이겠습니다.
쓴 소리와 불만의 목소리 모두, 당을 위한 충정에서 나온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나라당은 20대, 30대, 40대의 불안과 고통을 끌어안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고민하는 그런 한나라당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출근길 아침부터 무거운 말씀만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생각으로만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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