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췌도 원숭이 이식 성공…당뇨병 치료 시대 도래할까?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11-01 1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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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돼지의 췌도(膵島)세포를 면역거부반응 없이 원숭이에게 이식할 수 있게 하는 항체치료제가 개발됐다. 췌도세포 이식은 최선의 당뇨병 치료방법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면역거부반응 때문에 임상 적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이 기술을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게 되면 당뇨병 완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췌도세포(랑게르한스섬)는 췌장에 위치한, 섬처럼 보이는 내분비 조직이다.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분비해 체내 혈당을 조절한다.

박성회 서울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31일 “원숭이에게 선택적 면역조절항체 ‘MD-3’를 포함해 3종류 약품을 투여한 뒤 돼지 췌도를 이식하자 면역거부반응 없이 최대 6개월 이상 생존해 당뇨병 치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면역거부반응을 억제하는 항체치료제 ‘MD-3’다. 이 치료제는 몸에 외부물질이 들어오면 면역계가 활성화돼 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인 면역 기능을 억제한다. 연구팀은 돼지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도세포를 분리했다. 췌도세포는 원숭이의 간문맥(간을 가로지르는 혈관)에 이식됐다. 연구팀은 이때 선택적 면역조절항체 ‘MD-3’를 2가지의 면역억제제와 함께 투약했다.

돼지의 췌도세포는 원숭이의 간에 흡수돼 혈당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혈당이 450㎎/㎗일 정도로 높았던 원숭이는 이식 뒤 혈당이 평균 83㎎/㎗로 정상범위를 유지했다. 합병증도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당뇨병 환자들은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연구팀이 개발한 약품은 몇 개월 뒤 투약을 끊어도 면역억제가 계속 유지됐다. 이종간세포를 이식한 뒤 면역억제제 투약을 중지한 뒤에도 혈당이 정상범위를 유지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자 조작 형질전환돼지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무균돼지를 썼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당뇨병 치료제의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향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성공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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