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희의 패스미스] 박주영의 데뷔골과 벵거의 박수

심재희 / 기사승인 : 2011-10-26 13: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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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링컵 16강 볼턴전 마수걸이골 작렬! '킬러 본색' 드러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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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심재희 기자] 박주영이 드디어 아스널 데뷔골을 터뜨렸다. 볼턴과의 칼링컵 16강전에서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패스를 받아 절묘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도 골이지만 경기 내용이 매우 좋았다. 전체적인 움직임이 매우 가벼웠고,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도 훌륭했다. 과감한 슈팅과 공간침투 능력도 돋보였다. 아르센 벵거 감독을 박수치게 한 진정한 이유들이다.

박주영은 골잡이로서 기본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골 장면을 통해 확실히 선보였다. 우선, 공격 상황에서 템포를 놓치면서 오프사이드 트랩에 빠져 고립이 되고 말았다. 볼을 소유하고 있던 아르샤빈이 박주영에게 패스를 건넬 수가 없었다. 이때 박주영은 볼턴 수비수의 최종라인으로 빠르게 움직여 다시 온사이드 상황을 만들었다.

온사이드 상황을 맞이한 박주영은 순간적으로 공격 쪽으로 다시 돌아서면서 아르샤빈의 공간패스를 받을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빈 공간으로 침투하면서 아르샤빈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잡아냈다. 이후 절묘한 오른발 인프런트 슛으로 볼턴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전반전에 보여준 두 차례 중거리슛도 위협적이었다. 한 차례는 강력하게, 또 한 차례는 정교하게 슛이 연결됐다. 수비수가 어느 정도 떨어진 상황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포를 작렬해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짧은 패스를 주고 받는 상황에서는 넘어지면서 골문 구석을 노렸다. 공격에서 다양한 옵션을 장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증명해보였다.

박주영의 역전 결승골이 터진 이후 벵거 감독은 박수를 치면서 기쁜 마음을 표시했다. 아스널이 추구하는 아기자기한 패싱게임의 모습으로 경기의 분위기를 바꿨고, 그 분위기 속에서 박주영이 중심을 잡고 골 맛을 봤기에 고무적인 생각이 들었을 듯하다.

벵거 감독은 그 동안 박주영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짧고 명료하게 대답해 왔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벵거 감독의 의견이었다. 벵거 감독이 생각하고 있는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박주영이 아스널의 멤버로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

아스널 입단, 칼링컵 출전, 그리고 칼링컵 골. 이제 리그 출전으로 다음 걸음을 옮길 차례다. '아스널맨' 박주영의 EPL 사냥이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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