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지난 주말 1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쏟아 부으며 4대강 사업의 완공을 알리는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가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4대강은 환경을 살리는 강으로 태어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며 강 주변을 콘트리트로 치장한 대형 보를 만든 것이 과연 4대강을 살리는 일인지 알 수 없다.
말 많고 탈 많았던 4대강 사업은 홍수피해 방지를 위해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 여름 물난리 때 4대강은 제구실을 못했다. 곳곳이 범람하고 쌓아논 토사는 바람에 나부껴 때아닌 '황사'를 불러왔다. 올해 홍수로 한강은 1918억원의 피해를, 낙동강은 576억원의 재산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민주당 강기정 의원 분석) 한 마디로 치수사업은 4대강이 아닌 지류 사업에 집중됐어야 한다는 방증이다.
20조원 넘는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4대강 사업은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못한 채 따로 놀고 있다. 대형 보에 갇힌 물은 이미 썩어 악취를 풍기고, 콘크리트로 단장한 강 주변은 경인 아라뱃길이 그랬던 것처럼 붕괴의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매년 홍수 때마다 보수를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야 할지 알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4대강 사업 완공으로 벌써부터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과 경인 아라뱃길 등 잇따른 토목공사로 빚더미에 앉은 수자원공사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본연의 업무를 내팽겨치고 수입사업에 나섰다. 여기에 각 지방자치단체 마저 수익을 목적으로 4대강 주변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특히 골프장이나 관광-레저단지 등 수질오염에 치명적인 위락시설이 밀어닥칠 태세여서 '누구를 위한 4대강 사업인가'라는 비판이 거세다. 4대강 사업이 환경을 살릴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말에 진정성이 의심된다.
4대강 사업은 국민적 합의나 필요에 의해서 시작된 사업이 아니다. 오히려 한반도 대운하사업이 전국민적 반대에 부딪히자 변형된 대운하사업이라는 눈총 속에 첫 삽을 뜬 철저히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사업이다. 4년여간 20조원 이상의 돈이 투입된 사업이 드디어 완성됐다. 이 대통령의 의지가 빛을 발했지만 시대에 뒤처진 토건주의 사업은 대자연의 역습에 직면했다. 대규모 홍수와 수질오염 등이 벌써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의 재앙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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