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장병문 기자] KIA 타이거즈의 첫 우승(2009시즌)을 안긴 조범현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정규시즌 말기 성적 부진과 준플레이오프에서의 부진 영향이 컸다.
KIA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동열 감독이 선임됐다. KIA의 전신 해태 타이거즈의 프렌차이즈 스타이기도 한 선동열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KIA의 야구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선 감독은 지난 1985년 KIA의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1995년까지 맹활약을 펼쳤고, 1996년~1999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활약했다. 지도자로서는 2004년 삼성 수석코치에 이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삼성 감독을 역임했다.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올시즌 '류중일호'를 출범시킨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것도 선동열 감독의 유산으로 볼 수 있다.
투수 출신 감독인 만큼 마운드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당연하다. KIA는 올시즌 에이스 윤석민과 두 명의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고 선발투수들이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여기에 2009년 통합우승 당시 맹활약했던 유동훈, 손영민, 곽정철, 박정태 등의 불펜은 요원들은 부진한 모습 보이며 팀을 지켜내지 못했다. 뒷문을 확실하게 걸어 잠가 줄 마무리가 없다는 것이 KIA의 오래된 숙제가 됐다.
선 감독의 야구관은 '지키는 야구'로 집약할 수 있다. 삼성의 권오준-권혁-안지만-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불펜은 2011시즌 삼성의 통합우승을 노리는 핵심카드 됐다. KIA가 선 감독을 선택하게 된 주요한 이유 바로 이점이다.
선 감독이 취임하면 KIA의 마운드를 가장 먼저 손 볼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에게는 선발투수가 큰 의미가 없다. 먼저 던지는 투수로 생각할 뿐이다. 선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마무리이기 때문에 마무리와 불펜을 먼저 결정하고 선발로테이션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색다른 마운드 운영을 해왔던 선 감독에게 KIA의 투수들이 얼마나 잘 적응할 지가 관건이다.
타선의 변화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시절 선 감독은 마운드에 신뢰를 보내는 것에 비해 방망이는 믿지 않았다. 선 감독은 투수들의 구위를 보고 평가를 정확하게 내렸지만 방망이는 기복이 심하다는 이유로 다른 시각으로 봤다.
하지만 이 부분은 삼성의 타선과 관계된 이야기다. KIA의 타선은 삼성과 매우 다르다. 강력한 한 방을 가지고 있는 중심타자들과 빠른 발, 정확한 콘택트 능력을 보유한 선수들이 많다. 당시 삼성 타자들에 비해 지금의 KIA 타자들이 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선 감독도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1985년 선 감독과 해태입단 동기였던 이순철 해설위원이 수석코치를 맡게 됐다. 이순철 수석코치가 KIA 타선의 전반적인 부분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강한 타선을 보유한 KIA가 강한 마운드를 가지게 될까? 선 감독의 야구가 KIA에 어떻게 융합될지 내년 시즌을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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