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청와대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3) 등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에게 비리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 뇌물을 받거나 이권에 개입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59)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이국철 SLS그룹 회장(49)이 신 전 차관 등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밝힌 데 대해 “과거와 비교하면 큰 뇌물을 받아먹고 이권에 개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신 전 차관은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고,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며 “신 전 차관이 청와대에 해명할 문제가 아니다. (신 전 차관 문제는 청와대) 구조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체를 밝혀낸 것 중 아직까지 현 정부와 관련된 것은 없다”면서 “이 회장의 폭로 건은 일방적 주장이 아니냐”고 했다.
김 수석은 이 회장이 거명한 청와대 전직 수석과 현직 비서관 문제도 “언론보도를 볼 때 (금품을 받고 요구를 들어준 게) 아니라는 게 밝혀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 회장은 지금 자기 회사가 졸지에 날아가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 상황이 되면 작은 게 크게 보인다”고 말했다.
김 수석의 발언은 이 회장이 폭로한 금품제공 의혹은 실체가 없는 이 회장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는 의미다. 측근 비리 의혹이 잇따르면서 민심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청와대 인식이 안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 수사로 측근 비리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김 수석이 “문제될 게 없다”고 먼저 정리하는 것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검찰이 이날 당초 입장을 바꿔 이 회장을 조사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청와대와 검찰 간에 조율이 이뤄졌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선 신 전 차관과 이 회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상태로는 더 수사할 게 없다. 뭐가 확보돼야 수사를 할 것 아니냐. 이 수사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장이 얘기를 하면 검찰이 왜 수사하지 않겠나”라며 “이 회장이 검찰에 제출한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3일 “신 전 차관 금품수수 의혹의 파장이 커져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며 “검찰도 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확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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