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데려갈 수 있을까?"
오만을 꺾은 기쁨도 잠깐이었다.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중동 원정이 11월에 있다. 홍명보(42) 감독의 고민은 이미 시작됐다. 누구를 데려가야 할지 감도 못 잡았다.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1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오만과의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11월에 있을 카타르(23일) 원정과 사우디아라비아(27일)와의 홈경기가 걱정으로 다가온다. 카타르 원정에서 돌아오는 이동에 대한 부담은 차치하고 시기가 문제다. 11월에는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도 잡혀 있다.
홍 감독은 "11월 경기에서는 오늘 출전한 선수들이 많이 빠질 수도 있다. 성인대표팀과 날짜가 달라 큰 문제가 없겠지만 전체적으로 현재 선수들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월드컵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UAE·11일), 레바논(15일) 원정을 치른다. 일정이 겹치진 않지만 훈련 일정, 소속팀 사정, 선수 체력 등을 고려하면 중복 차출되는 선수들이 모든 경기를 소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홍 감독은 "이전부터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거기까지 준비하지 못했다"며 "성인대표팀에 어떤 선수가 갈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점을 전체적으로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선수 구성서부터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없지 않은 상황.
오만전에서 해결사 본능을 보여준 윤빛가람(경남)을 비롯해 홍정호(제주),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홍철(성남) 등은 조광래호에서도 톡톡히 제몫을 하는 선수들이다.
김보경의 경우는 또 하나 걸리는 부분이 있다. 소속팀이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가 순위경쟁으로 치열한 시점이기에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홍 감독은 "K리그 선수들은 크게 문제가 없지만 우리 팀에는 일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일본 구단측과 협의를 해야 할 것 같다.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은 시즌 막판이라 팀에서 보내줄 수 있을지 감을 못 잡겠다"고 말했다.
김보경 뿐 아니다. 조영철(알비렉스니가타), 김민우(사간도스), 정우영(교토상가), 배천석(빗셀고베) 등이 J리그에서 뛰고 있다.
홍 감독이 원했던 빠른 공수전환은 물론 공수에서 답답하고 불안한 모습이 역력히 드러난 오만전이었다. 미완성 상태에서 선수 구성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처지다.
게다가 중동 원정은 먼 이동거리와 특이한 기후, 시차 등 극복해야 하는 악조건이 많다. 런던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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