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최근 대학가에 신조어가 봇물을 이룬다. 높은 등록금 부담과 취업난을 반영하는 우울한 시대상을 반영한 단어들이다. 아르바이트 사이트 알바인이 16일 팍팍한 대학생들의 현실을 담은 신조어를 소개했다.
‘삼포세대’는 경제적인 이유로 연애·결혼·출산 3가지를 포기한 청년층을 뜻한다. 학자금 대출로 졸업 전 이미 빚을 생긴 학생들은 취업이 돼도 이를 갚다보면 목돈을 마련하기 힘들다. 결혼과 출산이 엄두가 나지 않는 이유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다단계 일까지 하는 대학생도 있다. 주로 서울 거여동·마천동의 관련 업체 숙소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이들을 ‘거마대학생’이라고 부른다. 일부 다단계 업체들이 이들에게 비싼 물건을 팔기 위해 대출을 받도록 하는 수법으로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대대적 단속이 이뤄지기도 했다.
과거 시골 고향의 부모님들은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 자식의 등록금을 보태기 위해 논과 소를 팔았다. 이 때문에 대학을 ‘우골탑(牛骨塔)’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 말은 이제 부모 등골을 빼는 ‘등골탑’ 혹은 ‘인골탑(人骨塔)’이라는 신조어로 다소 격하게 변했다.
‘청년실신’은 대학생 대부분이 졸업 후 실업자,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의미다. 졸업 전 마지막 학기를 다니는 ‘졸업 예정자’를 대신해 ‘실업예정자’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대학에서 보편화된 스터디도 힘든 현실을 반영하는 단어로 바뀌고 있다. 비슷한 기업, 직종에 취업하려는 준비생들이 같이 공부하며 정보를 공유, 학습효과를 높이려는 스터디는 최근 공무원, 임용고시까지 확대됐다. 또 하루 종일 시간을 함께 보내거나 숙식을 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모든 생활 전반을 같이 한다는 ‘생활스터디’라는 말도 나왔다. 줄여서 ‘생스’라고 부르기도 해 취업 카페에서는 “생스 구해요”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알부자는 흔히 알짜 재산을 가진 실속 있는 부자를 말한다. 대학생 중에는 ‘알부자족’이 있다. 알바로 부족한 학자금을 충당하는 학생들에 대한 반어적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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