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 그후...] 정가 '안철수 변수' 손익계산 분주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09-03 09: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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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야의 손익 계산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與 "불리할 거 없다"면서 우려

한나라당에선 안 원장이 출마해도 "불리할 게 없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초등학교 교과서에 철수가 나오면 영희도 꼭 나오더라. 여러 명이 출마해 다자(多者) 구도가 되면 (한나라당에) 좋다"고 말했다. 20~30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안 원장이 야권 지지표를 잠식하면 한나라당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정두언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은 "몇 안 되는 존경과 신뢰의 대상을 잃는 건 아닌가"라면서도 "단 (그의 출마가) 한나라당에는 나쁘지 않을 듯"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우려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2002년 대선 때처럼 안 원장이 선거 막판 야권 후보와 단일화하거나 연대할 경우 한나라당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 원장의 최측근인 '시골 의사' 박경철씨는 2008년 총선 때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인물이다. 친박인 최경환 의원은 "안 원장이 계속 무소속으로 간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한나라당 관계자는 "1995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박찬종 후보의 돌풍으로 선거에 관심이 커지면서 야권 지지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나왔고 그 결과 조순 후보가 당선되고, 여당 후보는 3위로 추락했던 일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고 했다.

◆野 "지지표 분산될 수 있다"면서 반색도

민주당은 안 원장의 무소속 출마설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민주당은 내심 안 원장이 반여(反與) 정서를 타고 야권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완주하면 야권 표를 잠식해 한나라당에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최고위원은 인터뷰에서 안 원장의 무소속 출마설에 "지금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거죠?"라고 되묻기도 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안 원장의 출마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우려하는 게 자신들의 투표 거부 운동 속에서도 무상급식 주민투표장에 나온 25.7%의 보수적 유권자들의 결집이었는데,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안 원장 출마로 투표율이 높아지면 야권 지지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나오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원장과 단일화가 끝내 이뤄지지 않더라도 선거판이 커진 만큼 안 원장 지지표가 막판에 사표(死票) 방지를 위해 민주당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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