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안철수다!" 2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청 앞. 학생들이 먼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알아봤다. 안 원장은 취재진 100여명이 진을 친 구청 정문을 피해 옆문으로 들어섰다. 그는 '시골 의사' 박경철씨와 지난 5월부터 전국 25개 지역을 돌며 '청춘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파 몰려든 안철수 '콘서트'
취재진과 학생·주부들이 둘러싸며 일대가 시장판처럼 됐다. 강연장에 들어서자 학생과 주부를 중심으로 한 청중 1200여명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밤 7시부터 서울대에서 있은 콘서트에서도 똑같았다. 안 원장은 행사가 끝나고도 한참 학생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눴다.
안 원장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평생 이래보기는…"이라고 했고 "시장 선거에 나설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직 결심한 게 전혀 없는데 언론 보도가 나와 황망하다"고 했다.
그는 기자 간담회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설이 나온 이유에 대해 "서울시장과 교육감이 비슷한 시기에 문제가 터진 것이 보기에 안타까워 여러 명이 모인 데서 울분을 토하며 한 얘기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그 자리가 6명이 모인 저녁 식사 자리라고 했는데, 지난달 말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를 잘 아는 사람들에 따르면, 한국 정치가 여야를 막론하고 한계에 도달했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된 지는 오래됐다고 한다. 청와대 수석급 및 여야 주요 정치인들과도 만남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서울)시장은 국회(의원)와는 다르게 한 사람이 바꿀 수 있는 게 많은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그는 기자 간담회에서 "결정하게 되면 내가 직접 말할 것"이라고 했다. 최종 결정 시기는 9일로 예정된 청춘 콘서트 마지막 일정 직후일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호박씨'와 거리가 멀고 결심하면 그 자리에서 이야기한다"고 했다.
그가 선거에 출마하게 될 경우 안 원장과 주변 인사들이 명확히 하고 있는 것은 '무소속 출마'다. 문제 해결 능력을 잃은 여야 정당의 후보로 나가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안 원장도 간담회에서 "(여야) 모두 문제가 있지 않느냐"라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그가 결국 야권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박원순 출마 가능성 커져
안 원장과 지지층이 비슷한 것으로 분석되는 박원순 변호사는 안 원장의 출마 여부와 관계 없이 출마 의사를 거의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출마 생각이 정리되는 단계"라며 "기존 정당 바깥의 합리적 진보와 보수가 대결하는 구도로 간다면 선거 분위기도 좋아지고 시민들의 관심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와 가까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출마 확률이 90%"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현재 백두대간 종주를 하고 있다. 박 변호사 측은 오는 10일을 전후해 서울로 돌아와 출마 여부에 대한 생각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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