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심재희 기자] 박주영이 아스널행을 확정지었다. 우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적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사실 자체에 마음이 놓인다. 그의 말처럼 "후회없는 선택"을 한 것이기에 기대감이 먼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스널은 세계 최고의 클럽 가운데 하나다. 수장 아르센 벵거 감독의 장기 집권 하에 '뷰티풀 풋볼'을 구사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최강자'로 올라 선 FC 바르셀로나와 '뷰티풀 풋볼'로 정면대결을 펼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스널이다.
박주영과 아스널의 만남은 '윈-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주영은 세밀한 패싱게임의 옷을 다시 입을 수 있게 됐고, 아스널은 중앙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공격수를 보강할 수 있게 됐다. 서로가 필요한 부분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박주영과 뷰티풀 풋볼의 만남은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롭다. 박주영은 청소년대표 시절 패싱게임에 남다른 소질을 발휘했다. 볼을 죽일 줄 아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름다운 패싱게임을 선보였다. 청소년대표 한일전에서 놀라운 패스워크로 백지훈의 골을 도왔던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이후 박주영은 체격적인 부분의 약점이 문제시 되면서 플레이 스타일을 스스로 좀 바꿨다. 특히, 프랑스 무대에서 뛰면서 '파이터'의 모습을 갖춰나갔다. 중앙에서 상대 수비수와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하고 헤딩 다툼을 벌이면서 존재감을 더했다. 파워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공격수로서 더 완성된 모습을 갖췄다.
유럽 무대에서 파워와 스피드를 인정받은 박주영이 기술적인 면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팀으로 이적됐다. 오래 전부터 아스널 스타일을 선호했던 그가 이전보다 더 강해져 꿈을 이루게 됐다. '축구천재'라고 불리면서 남다른 재능을 발휘했던 그의 숨어 있던 뷰티풀 풋볼 본능을 아스널이라는 팀이 깨워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스널은 한 선수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때문에 박주영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든다. 최근 미켈 아르테타와 요시 베나윤 등이 영입된 것도 호재다.
자신의 유럽 마지막 팀을 '아스널'이라고 못 박고 있는 박주영.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 박주영이 더 큰 선수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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