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지난 5~6월 부산저축은행 수사가 한창일 때 박태규(71)씨의 통화 내역을 조사하던 검찰 관계자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여야 유력 정치인 전화번호가 줄줄이 나왔기 때문이다.
박씨와 자주 통화한 사람들 중엔 청와대와 법조계, 언론계, 대기업 관계자도 많았다.
검찰은 박씨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그와 자주 통화한 일부 인사를 비밀리에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박씨는 진짜 로비스트 같았다. 자기 신분을 철저히 숨겨서 친하다는 사람도 그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경남 함안 출신인 박씨는 젊은 시절 장면·박순천씨 등이 이끌던 옛 민주당 신파(新派) 계열로 정치권에 잠시 몸담았던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동교동계 인사들과도 가깝고, 출신 지역이 비슷한 상도동계 등 PK(부산·경남) 출신 정치인들과도 가깝다. 법조계 인맥도 넓어서 법무장관이나 검찰총장을 지낸 몇몇 인사도 "만나 식사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삼성그룹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고위 간부는 물론, 모 그룹 오너와도 가끔 만나는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인사들이 많이 가는 서울 서초구의 M호텔 사우나와 헬스클럽을 출입했고, 일식집은 논현동이나 역삼동의 최고급 집을 단골로 삼았다는 것이 그를 아는 사람들의 증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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