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잘 생기고 잘 넣는' 축구선수 이동국(32·전북현대)은 이명박 대통령(70)과 동향인 경상북도 포항 출신이다.
이동국은 포철공고 시절부터 촉망받는 스트라이커였고 태극마크를 달고도, K리그에 소속했을 때도 명성에 어울리는 '포항 최고 축구'를 했다. '이동국=포항'의 공식이 성립이 성립되던 시절도 있다.
그러나 2011년 현재 엄연히 전라북도 전주시를 연고지로 한 전북현대의 스트라이커다. 성남일화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의 외도도 있었지만 국내 제일의 골잡이 중 하나임은 부인할 수 없다.
올해 말 계약만료를 앞두고 최근 소속팀 전북과의 재계약 여부 때문에 관심을 모은다. 분위기는 좋다. 이동국 본인이 원하고 전북 역시 매우 긍정적이다. 전북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이동국과 전북의 끈끈한 유대는 21일 리그 2위 포항스틸러스와의 경기를 통해 나타났다. 이동국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최강희 감독과 소속팀 전북의 신뢰 덕이다. 중요한 경기에서 통쾌한 3-1 승리를 앞에서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고향팀, 친정팀이나 다름없는 포항을 상대로 그랬다.
하지만 이동국은 "상대가 어디든 골은 모두 소중하다. 모든 상대가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포항의 황선홍 감독 역시 "이동국은 능력을 가진 선수다. 방심할 수 없는 골잡이다. 전반에 잘 막았지만 후반에는 안 됐다"며 아쉬워했다. '이동국이 포항 출신인데'라는 질문에 곤란한 대답은 회피하는 듯 했다.
프로축구와 프로야구의 위상은 다르다. 프로축구는 프로야구와 달리 연고지 개념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
그래서 아쉽다. 이동국은 '나는 포항 출신이다'는 것을, 황 감독은 '포항 출신 이동국에게 무너져 아쉽다'는 것을 어필할 수 있다. 쌍방 모두 자존심 상하는 일 아니다. 점잖았다.
K리그의 올해 선두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비중 있는 1위와 2위의 대결에 2만1253명의 관중밖에(?) 찾지 않았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은 아니다. 프로스포츠의 기반은 연고지다. 어쩌면 좁은 땅덩어리의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절실할지도 모른다. 통용될 수 있는 정도의 지역 감정은.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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