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민투표에 '주민'은 없고 '정치'만 있다!

박대웅 / 기사승인 : 2011-08-21 15: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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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홍, 정치 공방전으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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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운명의 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민투표에 오세훈 시장은 대선불출마까지 선언하며 배수의 진을 쳤지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야 할 한나라당은 오 시장의 주민투표를 놓고 '내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최근 "오세훈 시장이 계백장군처럼 혼자 싸우다 죽게 해서는 안 된다"며 중앙당 차원의 총력지원을 요구했다. 이에 유승민 최고위원은 "오 시장이 당과 한 번도 상의한 적 없이 주민투표에 대해 왜 당이 수렁에 빠지느냐"라고 반박했다. 특히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오 시장 바보 아니냐" 등의 원색적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830만 서울 주민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가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집권 여당의 내분양상은 국민들의 눈에 한심하기 짝이 없게 보일 뿐이다. 더구나 무상복지를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중앙당 차원에서 주민투표 지원 입장을 밝힌 한나라당의 모습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구태의연한 모습이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은 계파간 이익과 투표결과에 따른 손익계산으로 정당정치의 기본인 이념과 철학조차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만약 계파나 특정 개인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나라의 중대사를 나몰라라 한다면 한나라당의 존재 이유는 없다.

여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면 민주당 등 야당은 한목소리로 주민투표 거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곽노현 교육감은 투표 당일 강원도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해 주민투표를 방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민투표는 이미 정책 대결의 장을 넘어 정치 공방전으로 변질됐다. 한마디로 주민은 없고 정치만 있는 형국이다. 오는 24일, 우리 아이들의 밥상 위에 오를 밥과 반찬이 정치가 판치는 주객전도의 상황에서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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