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민주당 논리 잘못됐다"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08-08 12: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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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협상 전후 큰 차이 없어…입장 바꾼 유시민 등 비판

안희정.jpg[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과 관련, "노무현 정부의 협상은 잘 됐지만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나빠졌으니 비준에 반대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지난 5일 한 모임에서 "(작년 12월에 있었던) 재협상 전과 후 모두 미국 자동차업계의 주문을 반영한 것으로 큰 차이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는 "야권이 피해 보상 및 대책이 없다며 반대하는 것도 좋은 태도는 아니다"고 했다.

안 지사의 언급은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이익 균형이 깨졌기 때문에 재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민주당 당론과 정면 배치된다. 김종민 충남 정무부지사는 전화 통화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FTA를 추진했던 것은 멀지 않은 시기에 할 수밖에 없는 한·중 FTA에 앞서 대중(對中)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전략적 고려 때문이었다"면서 "재협상으로 몇백억원 차이가 난다고 해서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가 아니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FTA를 찬성하면 보수고 반대하면 진보라는 구분에 동의할 수 없고 이는 국민의 눈높이와도 맞지 않다"면서 "(FTA를) 막느냐 안 막느냐의 문제는 이미 모기장 안에 가득 들어온 모기와 싸우는 것과 같은 격"이라고 했다.

안 지사의 이날 얘기는 한·미 FTA를 신자유주의와 동일시하는 민노당·진보신당은 물론 이들과 통합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재재협상을 당론으로 채택한 민주당 전체를 비판한 것이다.

유시민 대표는 자신이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추진된 FTA에 대해 지난 7월 15일 "농민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면서 "FTA 비준문제도 이제 민노당과 함께 반대한다는 입장을 세워놓고 있다"고 입장을 바꾼 바 있다. 유 대표는 한·미 FTA 체결 한 달 전인 2007년 5월 복지부 장관에서 물러났고, 장관 시절 반대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 역시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의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 등도 당시에는 별말이 없었다. 민주당은 작년 12월 재협상으로 이익 균형이 무너졌다면서 재재협상 없이는 비준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한·미 FTA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2월 협상을 개시, 1년5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2007년 6월 30일 체결됐다. 노 대통령은 당시 "개방형 통상국가야말로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이라면서 바로 국회에 비준을 요청했으나 대선 국면에서 농·어민들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비협조로 실패했다. 이후 2009년 1월 출범한 미국 오바마 정부가 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한 재협상을 요구, 작년 12월 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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