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막대한 비 피해를 입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 주민들이 대피소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전원마을은 지난달 26일 폭우로 인한 우면산 산사태로 6명이 사망하고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재산피해가 나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이곳 주민들은 관계당국과 봉사단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무너진 삶의 터전을 복구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또 다시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복구작업에 차질을 빚었고 주민들은 혹여나 추가적인 비 피해가 있을까 노심초사하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현재 주민들은 인근에 마련된 마을회관과 D교회를 임시 거처로 삼아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친적집과 인근 찜질방 등으로 뿔뿔히 흩어졌다.
이런 가운데 D교회에서 오는 2일까지만 주민들에게 거처를 마련키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마을회관의 경우 2층은 부녀회에 세를 놓고 있어 1층만 사용할 수 있는데다 남성들이 사용하는 공간은 비가 새고 있어 10여명 남짓만 수용이 가능한 상태다.
당장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주민들은 거리로 나앉게되는 것은 아닌가하고 한숨을 내쉬고 있다. 넉넉치 않은 구호물품과 음식이었지만 이마저도 끊겨버리면 당장 어떻게 살아야할 지 모르겠다는 걱정이다.
실제 또 다시 폭우가 내린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D교회에는 여성 20여명과 남성 10명 등 30여명의 주민이 대피하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2일 점심 때까지만 장소와 숙소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그 때까지 복구 작업이 끝날지 모르는 것 아니냐"며 "이후에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고 눈물을 글썽였다.
또 다른 주민은 "친척집과 찜질방 등으로 간 사람들은 그나마도 사정이 좀 나은 사람들"이라며 "여기 남은 사람들은 장소를 제공받지 못하면 말 그대로 쫓겨나는 것과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반면 다른 주민은 "그래도 교회와 대한적십자에서는 이제까지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나. 고마운 사람들"이라며 "오히려 정부는 피해 가구수와 규모 파악에만 신경을 쓰고 정작 필요한 지원은 하지 않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회측은 "적십자측과 협의해 2일 낮까지 장소를 제공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적십자 관계자는 "교회측과 얘기해 2일 낮까지 장소와 식사를 지원키로 한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또 다시 많은 비가 와 지원을 연장해야할 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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