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이다."
유소연(21·한화)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골프장(파71·704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서희경(25·하이트)을 꺾고 우승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랭킹 상위 선수의 자격으로 이 대회에 출전한 유소연은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연출하며 자신의 첫 번째 LPGA투어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유소연은 "박세리가 US오픈에서 우승할 때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승 후 박세리가 축하해줬다.(내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정말 믿기지 않고, 행복하다. 모든 것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내 꿈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비장학 각오를 전했다.
유소연은 골프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와 함께 바이올린을 시작했다"는 그는 "원래 꿈은 바이올리니스트였고, 골프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박세리가 US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끼게 됐다. 박세리는 나의 영웅이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1주일간 LA에서 훈련을 한 후 21일부터 개최되는 에비앙 마스터에 출전할 예정이다.
다음은 유소연과의 일문일답이다.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소감은.
"이번 우승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내 꿈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세리 프로에 대해 ‘영웅’이라고 했는데 골프를 시작한 계기는? 박세리 프로의 성공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초등학교 2학년 때 방과후 교실로 골프를 처음 시작했는데, 첫 수업이 있었던 바로 다음 주에 박세리 프로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소식이 TV를 통해 크게 이슈가 됐고 방송에 많이 나오는 것을 보고 마냥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 소식을 접한 뒤로 골프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됐다."
-우승 결정 후 박세리 프로가 샴페인을 뿌려줬다. 기분이 어땠는지.
"직접 축하를 받아 너무 기뻤다. 꿈만 같다. 2~3년 전에 함께 플레이할 기회가 있었는데, 재능이 있으니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는데 이렇게 직접 축하를 받으니 더 기념이 될 만한 우승이 된 것 같다."
-마지막 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른 세 홀(16,17,18)에서 연장전을 치른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아무래도 그린 빠르기가 같은 조건에서 연장전을 치렀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도움이 됐다."
-마지막 라운드 18번홀에서 1타를 뒤지고 있을 때, 마지막 퍼팅을 남기고 기분이 어땠는가.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이것을 넣으면 남은 플레이를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마음속으로 긴장을 풀기 위해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퍼팅을 했다."
-일본선수와 한국선수의 차이는.
"2006년에 아시안게임에서 미야자토 미카와 같이 플레이를 했던 적이 있다. 그때 한국선수들은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이 좋은데 비해 일본선수들은 쇼트게임이 좋다고 느꼈다."
-US오픈에서 우승하면 슬럼프를 겪는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큰 대회 우승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 그런 것 같지만, 오히려 내게는 앞으로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이번 대회 기간 날씨가 안 좋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날씨가 좋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내게는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마지막 라운드 16홀에서부터 잔여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오히려 연장전과 이어져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어떨 것 같은가.
"우선, 한국에 돌아가면 아빠가 장하다고 칭찬해 주실 것 같다. 아빠가 너무 보고 싶고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동생도 너무 보고 싶다. 이곳에서 함께해 주신 엄마에게도 크게 감사드린다."
-지난해에 비해 올 시즌 강해진 이유를 꼽자면.
"올 시즌 초만 해도 새로운 스폰서가 생겨서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한화 김승연 회장님과 골프단의 손영신 단장님 등 많은 스태프들이 큰 힘을 주셨다. 한화에서는 해외 투어지원, 숙박, 라운딩 지원 등 세심한 부분까지 서포트해주고 있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이러한 한화의 든든한 지원과 함께, 기술적으로 스윙을 교정한 것이 리듬감을 찾으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이 주효했다."
-골프 선수인데 학교 생활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선수 생활을 마칠 즈음에는 스포츠마케팅 또는 골프의류 디자인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그 외에도 학교에 가면 너무 즐겁다. 골프에 대한 해방감, 친구를 만나는 즐거움 등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올 시즌 LPGA에서 한국 선수들의 우승이 없어서 많은 분들이 염려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 와서 보니 정말 너무 많은 한국 선수들이 생각 이상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서 배울 점이 많았다.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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