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생선 맡겼나?'…세종회관 고위간부 공연기획사 이사 겸직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07-06 13: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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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과정에서 공연기획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세종문화회관 전 공연사업본부장이 민간 공연기획사 이사직을 겸해온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서울시의회 민주당 장정숙, 김미경 의원과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2010년 1월4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단발전추진단장으로 특채된 최모씨는 석달 뒤인 4월1일 공연사업본부장으로 회관측과 변경근로계약을 체결했다. 최씨는 올해 1월4일 같은 직책으로 내년 1월3일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최씨는 세종문화회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력서 등에 1998년 1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R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이사로 재직한 것으로 기재했다.


하지만 R사의 법인등기부를 확인한 결과 최씨는 2005년 1월19일 공동대표이사에서 퇴임했지만 5년 두인 2010년 3월22일에야 퇴임 등기를 했다.


즉, 세종문화회관직원으로 채용될 당시에도 R사 공동대표이사직을 유지한 셈이다.


최씨는 공연사업본부장으로 재작하던 올해 1월17일에는 아예 R사의 사내이사로 취임해 20일 등기까지 마친 상태였다.


세종문화회관 취업규정 제11조를 보면 '직원은 직무 이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엿는 아니되며 다른 직무를 겸직하고자 할 때에는 사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재 결과 최씨는 이력서 등에 공동대표 재직사실을 기재하지 않았으며 R사 사내이사로 취임했을 때도 이를 세종문화회관측에 알리지 않아 취업규정을 위반했다.


최씨는 지난달 13일 대관과정에서의 금품수수 혐의로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받은 지 이틀 뒤인 15일 사표를 제출했다. 세종문화회관측은 이 과정에서 최씨의 겸직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동호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R기획사에서)최 전 본부장의 직책은 이사였다"며 "복무규정 겸직금지 사항에 위배돼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최씨의 겸직사실에 대해서는 사전에 "몰랐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장정숙, 김미경 의원은 "공연기획사에 대관업무를 주관하는 공연사업본부장이 공연기획사의 이사를 겸직했다는 사실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 등은 나아가 박 사장과 최씨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 단체에 주목하며 세종문화회관과 특정업체와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박 사장이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최씨는 박 사장과 한국문화산업포럼이라는 단체에서 함께 활동을 해왔다.


이 포럼에는 공연기획자 A 대표와 공연입장권 발매 위탁업체의 B 전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세종문화회관의 각종 이익사업과 관련한 구설수에 연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 등은 이같은 관계에 비춰볼 때 국내 최고수준의 공연예술무대인 세종문화회관에서 대관편의를 정점으로 각종 비리가 발생해왔다는 의혹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주원)는 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세종문회회관 본관에 있는 공연사업본부 간부 사무실과 공연운영팀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일체를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여파가 공연예술계 전반에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수사 초기라 조사를 더 해봐야한다"면서도 "증거가 나온다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시스는 이번 의혹의 중심에 있는 최씨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현재 그의 휴대전화기는 전원이 꺼져 있는 상태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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