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우승' 조코비치 '나달·페더러 양대산맥 끝났다'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07-04 09: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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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노박 조코비치(24·세르비아)가 매서운 상승세를 이어가며 남자 테니스 양대산맥 시대의 종말을 알렸다.

조코비치는 4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끝난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천재' 라파엘 나달(25·스페인)을 3-1(6-4 6-1 1-6 6-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매서운 상승세를 보여온 조코비치는 생애 첫 윔블던 우승을 일궈내며 상승세가 '돌풍'에 그치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오랫동안 나달과 '황제' 로저 페더러(30·스위스)가 양분해오던 남자 테니스가 더 이상 '양대산맥 시대'가 아님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 동안 남자 테니스는 나달과 페더러로 양대산맥 구도를 이뤘다.

2004년 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무려 237주 동안 페더러가 확고한 1위 자리를 지켰다.

프랑스오픈에서만 강세를 보여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불렸던 나달이 2008년 윔블던 우승을 차지하고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면서 남자 테니스는 나달과 페더러로 양분됐다.

이후 나달과 페더러가 세계랭킹 1위를 주고받았다.

나달이 부상으로 주춤했던 2009년 페더러가 4개 메이저대회에서 연달아 결승에 오르면서 세계랭킹 1위를 달렸다. 페더러가 주춤했던 지난해 나달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US오픈 우승을 잇따라 차지하며 세계랭킹 맨 위에 자리했다.

조코비치는 이들의 조연에 불과했다. 2007년 7월부터 줄곧 3위 자리를 지켰으나 나달과 페더러의 아성을 건들기에는 부족했다.

메이저대회에서도 2008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드코트가 아닌 프랑스오픈, 윔블던에서는 결승 무대도 밟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US오픈에서 결승까지 올라 나달에게 석패했던 조코비치는 올해 기량이 만개한 모습을 보이며 '황태자'로 거듭났다.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예고했고, 이후 6개 투어 대회를 모두 우승으로 장식했다. 프랑스오픈에서도 8강까지 모두 승리를 거두며 개막 후 41연승 행진을 벌였다.

올해 프랑스오픈 4강에서 페더러에 석패해 연승 행진은 마감했지만 단지 연승만 끝났을 뿐이었다. 그의 파죽지세는 계속됐다.

2007년과 지난해 준결승에 오른 것이 윔블던 최고 성적이었던 조코비치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자랑하며 생애 처음으로 윔블던 결승 무대를 밟았다.

윔블던 결승 진출만으로 조코비치는 윔블던이 끝나고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1위 자리를 예약했다. 페더러나 나달이 아닌 다른 선수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은 2004년 2월 이후 7년5개월만이다.

이번 윔블던 결승전은 새로운 황제 등극을 눈 앞에 둔 조코비치의 위력을 느낄 수 있는 한 판이었다. 7개의 서브에이스도 곁들였다.

조코비치는 나달을 상대로 2세트까지는 그야말로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2세트에서는 완전히 경기를 압도했다. 나달에게 단 한 게임만을 내줬다. 자신의 서브게임이었던 2세트 마지막 게임에서는 나달에게 단 한 포인트도 허용하지 않았다.

3세트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4세트에서 나달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실수를 유도, 흐름을 완전히 자신의 쪽으로 돌려 우승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윔블던 우승을 차지하면서 조코비치의 올해 성적은 48승1패가 됐다. 프랑스오픈에서 페더러에게 진 것이 유일한 패배다. 세계랭킹 1위였던 나달과의 올해 상대전적은 5전 전승이 됐다.

조코비치는 부상에 발목이 잡히지 않는 한 한동안은 1위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페더러는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텃밭인 US오픈과 윔블던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며 하락세를 걷고 있다. 페더러는 지난해와 올해 윔블던에서 2년 연속 8강 탈락했고, 지난해 US오픈에서는 4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나달도 올해 들어서는 조코비치 앞에서 번번이 고개를 숙인 상황이다.

세계랭킹 4위에 올라있는 '영국의 희망' 앤디 머레이(24)는 2009년 이후에는 4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우승한 뒤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는 표현 이외에 다른 단어로 지금 이 기분을 설명할 수 없다. 윔블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였고, 우승을 꿈꾸던 대회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나달은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윔블던에서도 3번 결승에 올라 두 번 우승했다. 게다가 나달은 늘 메이저대회에서 나를 이겼다"고 설명한 조코비치는 "오늘 내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고 말했다.

나달은 "최선을 다했지만 나보다 더 좋은 선수가 한 명 있었다"며 "내가 2008년 윔블던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의 기분이 지금 조코비치가 느끼는 것과 같을 것이다. 조코비치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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