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K-리그 승부조작 후폭풍! 프로야구는 안전한가?

김철용 / 기사승인 : 2011-06-30 09: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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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검찰 초강경 대응, 국내 프로 스포츠 전반 실태조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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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YTN 방송 캡처.


[데일리매거진=김철용 기자] 대한민국 프로축구가 승부조작 스캔들로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리그에 소속됐던 선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발생하며 존폐위기에 내몰렸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호텔 객실에서 전 K-리거 정종관(30)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발견된 유서에는 "승부조작 당사자로 부끄럽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승부조작 파문은 결국 검찰 조사로 이어졌다. 검찰은 지난달 25일에는 승부조작 브로커 2명이 구속했으며, 이후 대전 시티즌과 광주 FC 소속 5명 역시 구속했다. 또한 지난 1일에는 국가대표 출신 김동현(27. 상주 상무) 마저 승부조작에 직접 가담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근에는 K-리그 스타급 선수 가운데 하나인 최성국(28. 수원 삼성)까지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축구계의 승부조작이 아마추어 학생 축구까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증언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K-리그만을 대상으로하는 스포츠 토토와 달리 불법 도박 사이트는 내셔널리그(실업축구)와 대학축구 경기인 'U리그' 등을 모두 대상으로 삼고 브로커를 이용해 광범위한 승부조작을 이어왔다는 것이다. 이들 승부조작 브로커들은 학생 선수들에게 한 번에 300~500만원의 사례비를 주고 승부조작을 사주했으며 이는 K리그 승부조작 선수들이 받는 돈의 6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이다.


프로축구의 광범위한 승부조작 파문은 프로 스포츠 전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 중 하나인 프로야구에서도 이같은 불신은 자주 목격된다. 팬들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흩틀어지거나 어이없는 플레이를 보일 경우 "승부조작 아니야"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이는 전에 없던 광경이다.


그렇다면 프로야구는 정말 안전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100% 안전하지 않다. 다만 축구에 비해 △ 한 선수의 실수가 승부 자체를 바꿀 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 점과 △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면 코칭스태프에 의해 교체된다는 점 △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순간이 특정선수에게 주어질 확률이 낮다는 점 △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전임심판제가 도입되었다는 점 등이 프로축구에 비해 승부조작 가능성을 낮게보는 이유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2008년 대만 프로야구와 1919년 월드시리즈의 예처럼 다수의 선수가 가담할 경우 승부조작은 가능하다. 2008년 대만 프로야구에서는 감독과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연루돼 대만 프로야구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2010년대만 프로야구 협회는 스포츠 복권 발행안 조례 수정안을 제출했으며 승부조작에 대한 가중처벌 법안(스포츠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을 대만 국회가 처리해 줄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메이저리그 역시 1994년 파업, 2000년 약물파동과 더불어 메이저리그 3대 사건으로 불리는 1919년 승부조작 사건인 '블랙삭스 스캔들'로 홍역을 앓은 바 있다. 당시 월드시리즈에 출전한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 8명은 도박사들과 연계해 신시내티 레즈에 일부러 져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 대만과 메이저리그 모두 선수들의 도덕적 해이가 승부조작의 원인이 됐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야구는 어떨까? 국내 프로야국 역시 도덕적 해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비록 현재까지 승부조작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2004년 병역비리 파동에서 보는 것과 같이 선수들의 윤리의식이 문제를 일으킨 선례는 있다. 여기에 하루하루 경기결과에 따른 중압감과 불안감 그리고 스트레스는 선수들을 흔들기에 충분한 요인이다.


이같은 불안요소에 대해 '야신' SK 김성근 감독은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지난달 3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1,2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를 불러 모았다. 김 감독이 1,2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를 모두 소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김 감독은 "(승부조작 사건은) 스포츠에서 최악의 사건이다. 스포츠가 말라 죽을 수도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야구라도 안심할 수 없다. 그 가능성은 축구보다 낮지만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또한 "절대 도박에 손 대지 마라"는 이야기도 보탰다. 이는 김 감독의 오랜 지론으로, 김 감독은 OB 감독시절 당시 밥값내기 고스톱을 쳤다는 이유로 해당 선수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프로 스포츠를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사정당국인 검찰, 주요 프로구단 관계자가 모두 참가하는 승부조작 조사단이 구성될 예정이다"며 "이 조사단은 프로축구 K-리그뿐 아니라 프로야구와 프로농구 관계자들까지 포함된다"고 말했다. K-리그발 승부조작 파문을 다른 프로 스포츠까지 확대해 발본색원 하겠다는 의도다.


국내 프로스포츠의 최대 사건으로 떠오른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 과연 이번 사건이 언제까지 얼마나 어떻게 더 파헤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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