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김태일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주요 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중 94%가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59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51개 그룹 1028개 계열사의 내부거래 형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내부거래액 168조6906억 원 중 94.1%(158조7587억 원)가 수의계약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93.7%에서 0.3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계열사 간 거래액이 5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액의 5% 이상인 경우 공정위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조사 대상 52개 그룹 가운데 19곳은 지난해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모두 수의계약이었다.
신세계(1조8566억원)와 중흥건설(1조8240억원)은 1조원이 넘는 규모의 거래를 모두 수의계약으로 진행했고, 현대백화점(8523억원)과 하림(7251억원), 금호아시아나(6651억원), 네이버(5533억원), 이랜드(5177억원) 등은 수의계약 규모가 5000억원 이상이었다. 반면 삼천리(26.4%)와 한진(41.3%), 한라(49.5%) 등은 수의계약 비중이 50%를 밑돌았다.
거래규모는 삼성이 24조1668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신세계 1조9681억원, 중흥건설 1조840억원 등이 뒤를 이어 거래규모 1조원을 넘겼다.
반면 기업집단 중 내부거래의 수의계약 비중이 절반에 못 미치는 곳으로는 한진이 40.7%로 가장 낮았고 이어 미래에셋이 46.8%를 기록해 두 곳이 유일하게 50%를 넘지 않았다.
내부거래 결제 방식은 현금지급이 72.6%(122조4036억 원)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어음 25.2%(42조5844억 원), 카드 1.5%(2조4500억 원) 등이었다.
현금지급 비중이 100%인 그룹은 한진, 부영, 미래에셋, 하림, 교보생명, 금호아시아나, 카카오, 중흥건설, 태광, 셀트리온, 호반건설, 넥슨, 아모레퍼시픽, 삼천리, 금호석유화학, 넷마블, 다우키움 등 19곳에 달했다.
CEO스코어는 "수의계약일 경우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한 비중이 52.9%로, 경쟁입찰(28.5%)의 2배 수준에 달했다"며 "주요 그룹들이 계열사 간에 서로 편의를 봐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