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이슈] 최저임금 7530원 확정…이제는 후폭풍 감당해야

김영훈 / 기사승인 : 2017-07-17 16: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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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계 추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 15조원 돌파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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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도별 최저임금 결정현황 [출처/최저임금위원회]


[데일리매거진=김영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60원(16.4%)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확정됐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5일 1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7530원(월 157만3770원)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6470원보다 1060원(16.4%)오른 것으로 2007년(12.3%)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 인상률이며, 최근 10년 이래 최대 인상률이다.


이번 인상으로 최저임금 노동자는 월급 기준 157만원을 받게 된다.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늘리고 내수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한숨과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은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해 고용을 줄이고 경기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최근 중소기업의 42%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고 있고, 소상공인의 27%는 월 영업이익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PC방 점주들도 사정이 빠듯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윤식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이사장은 "PC 100~150대를 갖춘 PC방의 경우 인건비를 포함한 경비를 빼고 나면 100만원 정도가 남는다"며 "인건비가 오르면 아르바이트 고용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은 "외식업소의 80%가량은 연간 3000만원도 못 번다"며 "최저임금이 오르면 음식값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상으로 내년 중소기업계가 추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가 15조원을 넘는다는 주장이다.


인건비 부담으로 편의점, 음식점, 슈퍼마켓 등은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고, 고용시장은 더 위축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엄살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업고 대폭 인상을 밀어붙이는 노동계는 급격한 임금상승이 초래할 심각한 부작용은 아예 외면하고 있다.


정부, 재정 투입 카드 실효성 의문
나랏돈 3조원 투입…한계시 줄폐업 불가피


이 같은 파장이 커지자 정부는 재정 투입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 또한 실효성에는 의문이 든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내놨다. 30인 미만 소상공인·영세 사업체에 대해 최근 5년 간의 최저임금 인상률 7.4%를 상회하는 추가분에 대해 3조원을 직접 지원하고 연 매출 5억원 이하 사업장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춰주기로 했다.


얼추 200만명 이상 규모다. 여기에 신용카드 수수료 개선 등 각종 불공정행위 시정으로 1조원 이상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는 나랏돈으로 민간 사업주의 인건비를 직접 지원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언제까지 국민 세금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인건비를 지원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4만1000명 증가한 56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갈수록 늘어만 가는 자영업자로 인해 정부의 지원마저 한계에 도달한다면 줄폐업이 불가피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 통계를 보면 2015년 폐업한 프랜차이즈점은 1만3241곳에 달한다. 평균 폐점률은 12%에 이른다. 폐업도 쉽지않다. 지난 2013년엔 적자에 시달리던 편의점 점주 4명이 연달아 자살로 생을 마감한 바 있다. 폐업을 원했지만 수천만원이 넘는 위약금이 문제였다.


결국 현재의 임금 착취 행태를 초래한 본질적인 갑질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임금 인상이 이뤄져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을'인 가맹점주와 노동계에 돌아가게 될 것이란 우려의 시선이 적지않다.


한편 한 재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적 보완과 함께 단계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반영이 안됐다"며 "향후 영세사업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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