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롯데家 신영자 첫 실형 선고,‘재벌 갑질’ 사라지는 계기되길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7-01-20 11: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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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사회의 따끔한 충고로 듣고 깊게 반성해야

[사설] 롯데家 신영자 첫 실형 선고,‘재벌 갑질’ 사라지는 계기되길
변명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사회의 따끔한 충고로 듣고 깊게 반성해야


롯데家 맏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롯데면세점 입점 대가로 수십억을 받고 회삿돈을 자녀에게 지급하는 등 80억원대 횡령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추징금 14억4733만2232원도 함께 선고했다.


롯데 총수 일가의 비리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 중 첫 선고다. 물론 법원의 이번 선고 형량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5년과 추징금 32억3200여만원 보다는 낮다.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재벌 일가가 그 지위를 이용해 백화점 입점 등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전횡을 저지른 범죄행위를 단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롯데백화점 입점 업체 선정이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이른바 '오너' 일가의 뜻에 따라 이뤄졌다는 법원의 판단은 롯데家의 이번 행태가 반사회적 작태라는 것을 확인해 준 것이다.


그런데도 신 이사장이 진지한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하니 재벌 일가들은 무엇이 잘못된 일인지 조차 모르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 마저 든다.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신 이사장에 대해 “백화점·면세점에서 지위를 이용해 업체들로부터 입점 대가로 30억원 이상을 받고 회삿돈을 40억원 넘게 빼돌렸다”고 범죄혐의를 적시했다.


신 이사장이 재판부에서 유죄를 받은 부분은 과연 이런 일들을 재벌 일가가 나서 뒷 돈까지 챙기면서 해야 하는 것인지 의아해진다. 친구가 운영하는 초밥집 프랜차이즈 업체의 백화점 입점을 대가로 돈을 받았는가 하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 청탁과 함께 받고 금품을 받았다. 또 신 이사장은 자신이 지배하는 회사에 딸을 임원으로 올려놓고 급여도 지급했다.


전형적인 재벌 일가의 갑질 행태를 그대로 보여준 범죄행위이다. 신 이사장이 이처럼 챙긴 돈은 모두 사회 상규와 신의성실에 반하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이다.


재판부 역시 “신 이사장은 장기간에 걸쳐 돈을 수수하는 등 죄질이 불량할 뿐아니라 롯데백화점 입점 업체 선정 업무의 공정성 등과 사회 일반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재벌의 갑질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닐 정도도 빈번하다. 그럴 때 마다 국민들은 분노한다. 서민들의 상실감은 더욱 커지고 재벌에 대한 반감은 증폭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좀 먹는 기생충같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들린다.


롯데가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변명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사회의 따끔한 충고로 듣고 깊게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일을 계기로 오너 일가들은 그룹의 일체 이권에서 손을 떼는 등 한 단계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나길 촉구한다.
정부와 사법 당국 역시 갑질을 일삼는 악질 대기업에서는 결코 관용을 베풀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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