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검이 ‘삼성뇌물죄’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6-12-22 11:40:41
  • -
  • +
  • 인쇄
최씨 모녀 설립 독일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에 35억원 지원도

[사설] ‘삼성뇌물죄’ 특검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 사건’을 맡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현판을 내건 첫날인 21일 국민연금과 복지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비상식적인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특검이 첫 수사로 삼성뇌물죄를 정조준한 것이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흡수합병 계약 당시 의결권 자문을 맡고 있던 회사 두 곳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병 찬성의결을 내린 바 있다. 국민연금은 이 합병으로 5900억원 상당의 평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산정됐다.


삼성그룹은 최순실씨 모녀를 부당지원하는 대가로 이러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씨가 실소유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이 낸 774억원 중 가장 많은 액수인 204억원을 출연했으며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에 35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에 언론들은 앞다퉈 삼성이 승마 인재 육성을 위해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실재로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개인 승마 훈련에 필요한 경비뿐 아니라 빵과 커피값은 물론이고, 애견용품까지 삼성 돈으로 썼 쌈짓돈처럼 쓰였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186억여원을 정씨 종목인 마장마술에 지원한다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국민의 공분을 샀다.


특검팀은 수사 준비기간중에 두 재단이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을 모금한 것과 관련해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조사하겠다고 밝혀왔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4년 동안 삼성 간의 공식·비공식 접촉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특검은 현판식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등을 비공개 조사했다.


박영수 특검은 현판식에서 “국민의 뜻을 잘 읽고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한쪽에 치우침 없이 올바른 수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그 약속의 첫발은 삼성뇌물죄를 입증해 더 이상 대기업과 권력간의 정경유착을 끊어내주는 일이다.


특검의 첫 수사로 '삼성 뇌물죄'를 정조준한 특검은 비리 수사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촛불 민심으로 불거진 국민의 의구심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대기업 총수들이 연류된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파헤쳐 일벌백계해 다시는 정경유착으로 인해 국가가 혼란에 빠져 허우적 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삼성뇌물죄’를 밝혀내는데 특검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이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주요기사

+

칼럼

+

스포츠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