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수도 서울의 새로운 시장으로서 시민운동가 출신 범야권 통합 박원순 후보가 당선됐다. 반면 보수세력을 결집을 외치며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을 막겠다던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무엇이 나경원 후보에게 패배를 안겼을까?
박 시장 승리의 최대 원동력은 뭐니뭐니해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안풍'이다. 여기에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낀 시민들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도 한 몫했다.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할 당시 박 시장의 지지율은 5%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안 원장이 '아름다운 양보'를 통해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접은 뒤 박 시장에 대한 지지율은 50%대로 치솟았다.
게다가 선거막판 박 시장과 나 후보간 혼전 양상에서 안 원장은 박 시장에 대한 지지를 재차 강조하며 박원순을 서울시장으로 만드는데 결정적 장면을 연출했다. 안 원장은 선거를 이틀 앞둔 24일 박 후보 캠프를 방문해 지지를 선언하면서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로자 파크스의 사례를 인용,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안철수 편지'로 불리는 지지선언으로 박 후보의 지지율이 2~3%포인트 정도 상승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임기말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의 실정 역시 박 시장의 손을 들어줬다.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촉발된 이번 선거에서 오세훈 전 시장은 주민투표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이념대결을 격화시켰다. 여기에 선거 기간 불거진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논란은 '정권심판'에 대한 공분을 일으켰다.
또한 박 시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20, 30대의 결집을 이끌어 냈다는 것 역시 승리의 중요한 요인이다. 이과정에서 소설가 이외수, 방송인 김제동, 배우 김여진 등의 멘토단의 활약이 눈부셨다. 또한 SNS 검열을 강화하겠다던 검찰의 구시대적 발상도 젊은 세대의 반감을 사며 투표장으로 이끌었다.
반면 나경원 후보를 비롯 한나라당이 집요하게 제기했던 네거티브 공세는 구태 정치행태의 답습이라는 역풍을 맞았다. 또 나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과의 차별성을 구체화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여기에 선거막판 불거진 나 후보의 고액의 강남 피부 관리실 논란 등 각종 의혹들이 나 후보의 패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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