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10·26 재보궐선거가 막을 내렸다. 여·야의 진검승부가 펼쳐진 이번 10·26재보선. 그 중 서울시장은 여·야의 유력한 대권주자들까지 나서며 재보선 이상의 정치적 함의까지 부여받았다.
결국 서울시민은 범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의 손을 들어졌다. 50년 정당정치 역사상 유례없는 '정당정치 세력'과 '시민사회 세력'간의 대결에서 유권자들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을 보여줬다.
표면적으로 8·24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책임지고 사퇴한 오세훈 전 시장의 실정에서 시작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한 심판과 구태 정치에 대한 응징으로 귀결됐다. 시민들은 박원순·안철수로 이어지는 새로운 대안 세력의 등장이 한 때의 바람이 아님을 이번 선거를 통해 증명했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이번 선거는 어찌보면 패배가 예견된 싸움이었다. 계속되는 정권 실세들의 권력형 비리게이트를 넘어 내곡동 사저 의혹 등 대통령 본인의 비리 의혹까지. 국민들은 계속되는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승자독식 사회에 지쳐있었다.
여기에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와 색깔론은 구태 정치에 대한 서울시민, 나아가 국민들의 혐오감만 극대화 시켰다. 이같은 민심은 당초 박빙으로 예상되던 40대의 표심이 '박원순 쏠림 현상'으로 끝나 버린 것에서 확인할 수있다.
이번 선거 결과 한나라당은 새로운 정치를 향한 국민적 열망을 확인했다. 때문에 뼈를 깎는 노력과 진정성을 국민 앞에 보여야 한다.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던 2007년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탄핵역풍'과 '차떼기'로 수렁에 빠진 한나라당은 천막당사를 통해 사죄를 구했다. 국민들은 그런 한나라당을, 박 전 대표를 용서했고 이후 승승장구하며 박 전 대표는 '선거의 여왕'이 됐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변화를 주문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두 번의 용서는 없다.
야권도 마찬가지다. 계속되는 정권의 실정과 구태 정치에 대한 염증 등 이번 선거는 시작부터 야권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었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승리를 자화자찬 할 경우 민심은 야권에 등을 돌릴 것이다.
이번 승리를 계기로 야권은 단일후보 선출과정을 보다 공고히하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불협화음을 내는 야권연대로 비록 패했지만 보수결집이 가시화됐던 한나라당을 이길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 시민운동 세력과 정당 세력간의 갈등, 지분확보를 위한 이전투구 등은 지양되어야 한다.
대신 야권은 본격적으로 정당과 시민사회를 적극 껴안음으로서 통합과 연대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정치에 등을 돌렸던 국민들이 '야권연대'라는 새로운 희망의 불빛에 표를 몰아줬다. 이제 야권은 그런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들은 여·야 모두에게 혁신과 변혁, 그리고 새로운 정치를 주문했다. 이제 정치권은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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