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달인' 이용규, 전성기 이종범 뛰어넘을까?

전성진 / 기사승인 : 2011-07-16 14: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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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타준족' 이종범 vs '전형적인 교타자' 이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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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전성진 기자] KIA 타이거즈의 톱타자 이용규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1990년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이종범과 비교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종범은 한국 최고의 톱타자임은 자명한 사실이고, 이용규는 현재 최고의 톱타자다.

1994년 당시 이종범은 타율 3할9푼3리, 19홈런, 77타점, 84도루, 196안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도루와 최다안타는 여전히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종범은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으로 부동의 1번타자였다. 하지만 다른 톱타자들과 다른 점은 득점권 타율이 높았고 장타력이 월등한 수준이었다. 19개의 홈런과 77타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당시 해태에는 쟁쟁한 타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종범이 톱타자로 기용됐다. 이종범은 중심타자 같은 1번이었다.

이종범이 호타준족의 톱타자라면 이용규는 교타자로서의 전형적인 톱타자라고 할 수 있다. 이용규는 현재까지 타율 0.381, 2홈런, 27타점, 17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이종범을 넘는 기록은 없지만 정확한 타격을 바탕으로 신기에 가까운 커트능력을 가지고 있다. 상대투수를 괴롭히는 능력에서는 발군이다. 이용규가 투수들에게 공을 많이 던지게 하면 후속타자들이 투수의 구종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올해 이용규가 전성기의 이종범보다 나은 부분은 바로 1번타자의 최우선 가치로 꼽히는 출루율이다. 이종범이 공격적인 자세로 타석에 임했던 반면 이용규는 자신이 원하는 공에만 배트를 휘두른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힘을 뺀 스윙으로 '커트쇼'를 시작한다. 결국 던질 곳을 찾지 못한 투수는 안타나 볼넷 등을 허용하고 만다.

1994년 이종범과 현재 이용규의 공통점은 부진이 없다는 것이다. 이용규는 지난 5월 타율 0.338을 기록하면서 평균 타율을 까먹었지만 지난달 0.395로 폭발적인 타격을 보이면서 타격왕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대로만 간다면 1994년 이종범 이후 명맥이 끊어진 톱타자 타격왕에 도전할 만하다. 톱타자는 타석수가 많기 때문에 타율 경쟁에서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올시즌 이용규의 실력이라며 충분히 가능한 목표로 보인다.

최고의 톱타자로 올라선 이용규가 역대 최강의 1번타자로 평가받는 팀 선배 이종범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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