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국내서도 '우주생물' 기초연구…우주정거장 갔던 '예쁜꼬마선충'이 대상

김태일 / 기사승인 : 2019-04-12 10: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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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일 교수, 배양 쉽고 배양 비용 저렴, 유전자의 40%가 인간과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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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태양과 지구 [출처/NASA]


[데일리매거진=김태일 기자]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는 지난 2015∼2016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수행한 '쌍둥이 실험'에 대한 결과가 12일자로 실렸다. 해당 실험은 쌍둥이 동생을 약 1년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르게 한 뒤 지구에 남은 형과의 신체 변화 차이를 분석한 것이다.


실험 결과 유전자 발현에 일부 차이가 생겼고 대사산물 수치와 장내미생물 구성이 변했다는 결과를 얻었지만, 아직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매번 사람을 우주에 보내 연구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초파리와 쥐 등의 실험동물을 통한 기초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진일 연세대(원주) 생명과학기술학부 교수도 이런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유럽우주국(ESA)이 주관하는 '분자 근육 프로젝트'(Molecular Muscle Project)에 참여하고 있다.


이 교수팀의 연구대상은 '예쁜꼬마선충'이라는 모델생물이다. 예쁜꼬마선충은 배양이 쉽고 배양 비용이 저렴한 데다 유전자의 40%가 인간과 유사하다. 크기는 1mm이고 몸의 구조도 간단하지만, 근육과 내장 등을 가지고 있는 데다 '뇌'의 역할을 하는 신경 다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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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이진일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5일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모델생물 예쁜꼬마선충을 우주로 보내다 행사에 참석한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서 이진일 교수(右)와 문제현 학생(左) [출처/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공식블로그]


이 교수는 "예쁜꼬마선충으로는 세포 분화, 발달, 노화, 기억 현상 등의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하고 있다"며 "투명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상태에서 몸속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팀은 다음 주 초 새로운 샘플을 받는다. 이 샘플은 작년 12월 ISS 우주인들에게 인계됐다가 올해 다시 지구로 돌아온 것이다.


연구진은 샘플을 대상으로 운동 신경세포(뉴런)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운동뉴런은 외부 자극이나 뇌에서 보내는 신호를 받아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세포다. 이 세포는 초록형광단백질로 표시해 모양을 관찰할 수 있는데, 우주에서 자란 선충이 지구에서 자란 선충과 운동신경세포 발달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이 교수는 "우주실험은 딱 한 번의 기회만 제공된다. 작은 실수가 있다면 몇 년의 계획과 준비가 헛수고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긴장과 부담이 동반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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