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최여정 기자] 옥시레킷벤키저가 한국 소비자들에게만 제품 사용 시 유해물질에 따른 주의사항 및 경고를 알리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특위 소속 정유섭(새누리당, 인천부평갑)의원이 미국 및 영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판매되는 레킷벤키저의 가정용 화학용품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만 해당제품의 유해성분에 따른 사용 주의사항 및 물질안전보건자료 등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레킷벤키저의 공기청정제인 에어윅(Air Wick) 제품의 경우 미국에서도 알레르기 부작용 및 기침, 호흡곤란 등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여성 환경단체인 WVE는 2011년 미국 내 판매되는 가정용세정제 인기제품에 대해 성분분석을 한 결과, 레킷벤키저의 가정용 공기청정제인 “에어윅 프레쉬 워터즈”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리모넨(limonene)과 리나놀(linalool)이 들어 있음에도 라벨에 표시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또 다른 환경단체인 EWG는 2,500여개 청소용 화학용품의 성분을 분석해 제품 안전/유해성을 6등급으로 분류했는데, 레킷벤키저의 경우 전체 336개 제품 중 88.0%가 평균이하의 인체유해 제품으로 분류하였다.
특히, 6개 등급 중 유해한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는 최하위 F등급 제품이 전체 제품의 37.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에어윅 프레쉬 워터즈”의 경우 생식독성 및 알레르기 등의 인체유해성이 있어 유럽화학물질청(ECHA)으로부터 고위험우려물질로 지정된 붕산나트륨이 포함돼 F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더 큰 문제는 알레르기 등 인체유해성이 있는 레킷벤키저 제품의 외국 판매 사이트에는 사용 시 주의사항 및 경고 등이 표기돼 있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옥시홈페이지 및 판매사이트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공기청정제인 “에어윅”의 Amazon 영국 판매사이트에는 향기에 예민한 사람이 사용할 때 주의하도록 돼 있고, 영국계 유통사인 Tesco에는 제품사용 시 흡연금지, 알레르기유발, 남용 시 사망경고까지 기술돼 있다.
하지만 “에어윅”의 한국 옥시레킷벤키저의 홈페이지나 공식쇼핑몰인 옥션, 11번가 등에서는 제품에 대한 홍보만 있고, 해당 제품의 사용 주의사항 이나 경고 문구는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게다가 해당 제품의 화학물질 성분을 알 수 있는 MSDS(물질안전보건자료)에 대해 호주와 캐나다에서는 각국내 판매되는 레킷벤키저 전 제품의 MSDS를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유해물질 포함 여부를 쉽게 알 수 있으나 한국의 경우 그 어디에도 확인할 길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 가정용 생활화학용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레킷벤키저가 사실상 한국 소비자들의 안전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정유섭 의원은 “옥시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해 진정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가진다면 성급하게 배상안을 제시할 것이 아니라, 판매제품의 MSDS 공개 및 주의사항 표시 등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도록 즉시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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